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임현정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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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고루하거나 고상하다는 인식을 바꿔주는 책이다. 현직 피아니스트가 알기 쉽게 알려줘서 정말 술술 잘 읽힌다. 책만 읽어도 좋지만 QR코드나 저자의 유튜브 동영상으로 음악과 함께 들으면 더 집중이 잘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책은 베토벤을 중심으로 설명하지만 그 당시 시대상까지 곁들여서 설명해 주고 있어서 전체적인 그림이 잘 그려졌다.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자유·평등·박애 정신을 구현해 줄 인물이라 생각해서 '교향곡 제3번 E 플랫 장조 Op.55' <영웅>을 헌사했지만 스스로 황제에 올라 군림하자 불같이 화를 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또한 귀족의 특권 의식에 반발하여 눈앞에 황족이 지나가도 모자를 벗지 않고 고개를 뻣뻣이 들고 있어 함께 간 괴테를 놀라게 했다고 한다.


베토벤의 음악 인생을 선배 음악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전기(~ 1802년), 자신의 전무후무한 존재감을 드러낸 중기(1803 ~ 1814), 청력을 완전히 읽은 후기(1815 ~ )로 나뉘어 볼 수 있는데 청력에 손상을 입은 뒤에도 후대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대단한 음악가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인간 베토벤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돈이 궁핍했을 때도 돈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했던 그는 예술에만 몰두하느라 세상 사정을 모를 것 같지만 대단히 현실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가 출판사 호프마이스터 측에 보낸 편지에 따라면 직접 자신의 곡에 가격을 매겼다고 한다. 보통 귀족 후원으로 예술 활동을 이어가지 않은 건 돈에 자기 영혼을 팔지 않겠다는 평소 신념이기도 하다. 줄곧 가난했을 거라는 편견과 달리 개인 레슨, 연주회, 출판 수입까지 합치면 살림살이는 넉넉했다고 한다.


위대한 음악가 이전에 인간 베토벤은 평등의 가치를 중시 여긴 인물이었다. 그가 쓴 <합창>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인 '환희의 송가'가 1972년 유럽공동체에 의해 유럽을 대표하는 찬가로 지정되고, 1985년에는 대표곡으로 채택되었는데 음악에도 그의 가치를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베토벤 하면 3대 피아노 소나타인 '비창', '월광', '열정'이 떠오르는데 지금은 유튜브에서도 쉽게 찾아들을 수 있다. 매우 아름답고 섬세한 곡이라 한 번 들으면 헤어 나올 수 없을만하다. 부록으로 실린 그의 대표적인 작품만 해도 그 수가 꽤 많다. 이번 기회에 그가 남긴 작품을 감상하면서 클래식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클래식 입문자도 흥미롭게 읽을만한 책으로 추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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