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9.8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100년 만에 찾아온 폭염이라던 작년 여름과 비교하면 비교적 선선한 여름철을 보내고 있습니다. 유독 더위와 열대야로 고생하며 잠 못 이룬 기억을 상기시키면 그래도 견딜만한 여름이라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일본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의 수출규제를 강행하였습니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나서서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은 전국적으로 퍼지며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역사에 대한 반성 없이 망언과 역사왜곡을 반복하는 일본의 아베 정권이 무너지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렇게 뒤숭숭한 국내외 상황에서도 샘터를 읽으면 그렇게 마음이 따뜻해질 수가 없습니다. '이 여자가 사는 법 - 통역사 안현모'는 방송에서 보여주었던 이미지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달 종교 잡지에 인터뷰 기사를 기고하기 위해 인터뷰이를 만나기 전 며칠 밤을 꼬박 새워서 상대방에 대해 공부하며 경청할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통역사 이전에 SBS 방송기자로 활동할 때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인터뷰이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은 이제 통역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자신보다 상대방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배려 덕분에 성공적으로 통역사로 승승장구할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바람이 전하는 말 - 애비야, 꽃이 폈구나!'는 시골집에 홀로 사시는 90세 가까이 되신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도 어머니가 생각나서 가슴이 아려왔던 글인데 살아생전에 대한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치더군요. 나이가 드시면서 허리가 굽어 키가 작아졌습니다. 달력에 전화번호를 적어두셨는데 어머니의 눈높이에서 높아 보였던 것입니다. 반차를 내고 내려온 저자가 달력을 떼어 눈높이에 맞게 내려서 붙였는데 그 달력이 2011년 12월이었습니다. 만 7년 하고도 반년 사이에 생긴 변화로 어머니를 바라볼 때 얼마나 가슴이 아렸을까요? 단지 꽃이 피었다는 말을 듣고 내려왔는데 전화번호 서열보다 자주 얼굴을 비춰주는 것만으로도 효도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달에 만난 사람 - 김혁건'은 오랜만에 '더 크로스'의 멤버로 활동하다 2012년 3월 26일 밤 불법 유턴 차량에 치여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전신마비 장애를 겪게 됩니다. 이제 겨우 30대 초반으로 인기를 끌 때 당한 사고로 얼마나 상심이 컸을까 싶습니다. 2년에 걸친 재활과 여섯 차례의 줄기세포 치료에도 불구하고 활동 지원사 없이는 아무런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치료 중에 썩을 살을 도려내야 하는 수술 등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냈지만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이겨내고 13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합니다. 가수 김혁건의 생명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삶의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자 틈틈이 무대에 오르고 관공서나 학교 등에 희망을 전하는 등 감동스러웠던 글이었습니다.


'연암의 눈으로 세상 보기 - 견마잡이와 어리석은 습속'에서는 사람의 습관을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고, '마을로 가는 길 -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는 고양이와 공존하며 마을을 살라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을 읽었습니다. 광주 양림동의 펭귄 마을처럼 말이죠. '길모퉁이 근대건축 - 인천 옛 대화조 사무실'은 일제강점기 때 지은 건축물을 그대로 살려 카페로 복원하게 된 이야기도 요즘 트렌드인 뉴트로, 레트로 열풍에 맞게 관심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이렇듯 샘터에 실린 글을 읽다 보면 아직은 따뜻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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