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9.6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다시 또, 거짓말처럼 계절은 이제 무더위와 사투를 벌어야 하는 작년처럼 되지 않기를 바라는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뉴스에서 전해지는 소식만으로도 갈등과 분노만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 삶은 비극의 연속이라는 말처럼 전해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샘터>를 펴들고 찬찬히 읽기 시작하면 다시 살아볼 만한 인생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샘터 6월호>는 무던하게 흐르는 일상에서 작은 행복과 기쁨을 전해주는 이야기들로 인해 읽는 순간만큼은 행복해질 수 있었습니다.


'나무에게 길을 묻다'에 소개된 비자림 숲은 작년에 제주도 한 달 살이를 할 동안에 둘러본 곳으로 매우 인상적인 공간입니다. 비자림 숲에 난 길을 내디딜 때마다 전해져오는 신비로운 숲의 기운이 오묘해서 설레었던 기억이 나네요.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양정원 씨를 '이 여자가 사는 법'에서 만나게 되니 색다른 기분입니다. 워낙 빼어난 외모와 날씬하고 유연한 몸매를 자랑하기 때문에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활약할 때 바로 주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양필라', '필라테스의 여신'으로 불리며 필라테스를 대중화시키는 데 큰 몫을 했죠. 방송에서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15년간 발레를 배우던 발레리나의 꿈을 키워나가던 그녀가 아킬레스건 파열에 무지외반증을 겪는 등 골반과 관절 어느 곳도 성한 구석이 없이 극심한 통증을 겪다가 필라테스를 운명처럼 만나게 되면서 인생의 180도 바뀌게 됩니다. 이제는 발레리나가 아닌 필라테스 강사의 길을 걷고 있지만 인생에서 버릴 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자신의 길을 걷는 그녀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특집 눈물은 힘이 세다'에 실린 6편마다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이야기로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모녀지간이지만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 서먹서먹 지냈는데 결혼을 앞두고 같은 잠을 청한 밤, 엄마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내 삶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지난날을 반성하게 되었다는 딸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 어떤 다정한 말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 바로 진심 어린 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눈물은 그가 내 처지를 공감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커다란 위안을 받게 만들기 때문에 힘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슬픈 영화를 보며 펑펑 울고 나면 금세 스트레스가 풀리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습니다. '인성의 재발견'을 읽으며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오로지 경쟁과 비교를 통해 더 많은 돈과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망으로 들끓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날카로운 일침'입니다. 성공보다는 서로 존중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따뜻한 인성을 품는 사람이 아닐까요? 경남 거창의 한 고등학교에 실린 '직업 선택 10계명'이 재조명 받는 요즘입니다.


'이달에 만난 사람' 박성우 시인이 귀촌으로 시골 생활을 하며 전업 작가로 글쓰기에만 매진하는 이야기를 다뤘는데 제 소망이기도 한 부분이라서 행복하게 읽었습니다. 밥걱정 없이 글만 쓰는 생활을 계속 이어왔다는 것만으로도 그보다 행복할 수 있을까요? 작업 환경에 주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창의력과 안정감을 주기에는 시골만큼 좋은 곳도 없죠.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면 이제는 많은 것을 내려놓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하며 사는 그가 부러웠습니다. 많은 돈은 벌지 못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샘터 6월호>에는 자신보다 타인을 배려하며 작은 일조차 함께 나눌 때 서로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바쁘고 힘들게 살아왔던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셈 치고 읽다 보면 글을 통해 힘겨운 삶을 다시 살아나갈 힘을 얻습니다. '행복일기'를 읽으면서 일상 속에서 행복해지는 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많이 가지려고 하기 보다 베푸는 삶은 행복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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