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출신 엄마와 전국을 떠도는 건설노동자 아빠를 둔 고등학생 승리의 삶은 고달프다. 어디서건 만만하고 약한 존재라 마치 좀비처럼 때리면 맞고, 욕하면 딴 생각하고, 괴롭히면 괴로운 삶을 이어간다. 엄마마저 외할머니의 코로나 투병으로 태국으로 가버리고 나니 더 외롭다. 늘 당하고 사는 승리는 자신만의 저주노트에 저주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는 것으로 분노를 삭힌다. 집이 엉망친창이니 승리도 코로나에 감염되어 한참 앓는다. 그리고 PCM 이라는 코로나 후유증이 온다. PCM의 후유증으로 상담실에 모인 이들의 증상은 다양하다. 살아온 시간과 특징이 다르듯 아픔도 다 다르다. 정확한 원인도 치료법도 모르지만 동병상련이라는 이름 하에 함께 이야기를 나눌 뿐이다. 그러다보니 후유증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새로 생긴 능력에 만족하는 이도 있다. 몸이 공처럼 말려 추위를 덜 느끼기도 하고, 매의 눈을 가지거나 모든 향기를 다 느끼는 이도 있다. 승리는 어떤 후유증이 있을까? 강약약강의 세상에서 가장 약한 이들의 삶을 아는가? 세상은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독려하면서 자신들이 원치 않는 길에 그들을 등 떠민다. 애초에 꿈과 희망을 줄 생각도 없으면서 달리는 말 앞에 당근을 메달아 놓고 이용한다. PCM은 승리에게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여는 기회를 주었다. 현실이 힘들고 지칠 때, 한번쯤은 해보는 상상의 이야기! 도망칠 수는 없지만 잠들기 전 잠시나마 상상의 나래를 펴며 마음의 위로를 얻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실제라면 좋겠지만 설사 실제로 일어나지 않아도 그만이다. 잠시나마 꿈꾸었고 정신적 승리도 얻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