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 미국경제 욕망의 역사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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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로 상징되는 '팔로알토' 는 인구 7만명에 불과한 이 작은 도시지만 전세계에서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이자 언제나 수백억달러의 투자금이 오갈만큼 자본의 영향력이 큰 곳이다.
동부에 비해 발전이 미미했던 이곳은 어떻게 세계의 중심지로 부상했을까?
팔로알토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지역의 발전사를 지켜 본 저자는 팔로알토의 성장기를 크게 5기의 기간으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1850년 부터 1900년' 까지는 은행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독점기업이 발생하는 등 자본주의 세계의 문이 열리는 시기였다. 이 시기에 스탠퍼드 부부가 스탠퍼드 대학을 설립하며 개척자의 작은 대학마을이 시작되었다.
'1900년 부터 1945년' 까지,
스탠퍼드 대학은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겪기도 했지만 팔로알토에서는 항공우주, 통신, 전자기술 부문을 구축하는 도구가 발명되기 시작했다.
광산사업가로 '주식회사' 라는 자본의 방식을 잘 활용하여 부를 쌓은 하버트 후버는 스탠퍼드 출신으로, 고아였음에도 교육과 노력으로 성공한 이미지를 구축하여 31대 미국 대통령까지 되었다. 이것은 곧 팔로알토와 스탠퍼드가 기회의 땅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 그 기회는 우생학에 기초한 '백인' 의 경우에만 가능했다. 전후 미국 주거지역의 문화는 백인우월주의, 가부장주의, 보수주의였다.

'1945년 부터 1975년' 까지
전후 젊은 청년들이 항공, 전기, 기계공학 학위로 무장하고 산타클라라 카운티로 몰려 들었다. 팔로알토의 전체 산업이 번창하며 휴렛팩커드가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반도체가 발명되었다.
pc가 등장하며 전산기술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75년부터 2000년' 까지
1세대 디지털 개척자인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등장했고, 빌게이츠의 마이크로 소프트는 pc세상을 열었다.
그 시기에 미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전 세계 여성 인력을 채용하는 데, 특히 동양계 여성들이 파업을 덜 하기에 선호했다. 이는 실리콘벨리가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 우파 정치권은 자본가들을 지원했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주장하며 미국인의 삶을 민영화시켰다.

'2000년 부터 2020년 까지'
가장 최근의 상황으로써, 실리콘벨리의 경제는 지금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세상을 이끄는 수많은 기업들이 그곳에 모여 경쟁하고 신기술을 발전시키지만, 업무환경 만큼은 극단적이다.
2010년 한해동안 최소15명의 폭스콘 직원이 자살을 시도했다. '모든 것이 완벽할 것' 을 강조하는 그곳은 약육강식의 룰이 적용되는 정글이며 승자가 되지 않으면 죽는다.
이곳은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높은 곳이다.

한국인들에게 실리곤벨리는 선망의 대상이다. 그곳이 얼마나 치열한 곳 인지 모르기에 그저 자유롭게 연구하고, 개발하여 최고의 대우를 받는 곳인 줄만 알았다.
물론, 끝까지 승자로 남은 이들에게는 꿈의 성지겠지만 그 치킨게임의 과정에서 죽어 나간 이들에 대해서는 알 지 못한다.
책 제목처럼 팔로알토는 그런 그림자들을 끼고 성장했다. 철저한 자본주의 이념으로 성장한 그곳은 누군가에게는 꿈의 땅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림자처럼 즈려 밟히는 땅이기도 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여러모로 위기상황인데 반해 미국은 여전히 세계 초강대국의 면모를 보인다. 그것을 보면 미국식 자본주의와 경영방식이 경제를 살리는 해법인가 싶기도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빛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이유를 이 책은 처절한 정도로 냉정하게 지적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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