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괴물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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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싸우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된 사람이 있었다. 민성후는 경찰 신분증을 내려놓고 살인자가 되려한다. 놈의 목숨을 끊건, 내 목숨을 끊건.
천재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싶은 소년이 있었다. 서이준은 그의 천재성에 갇혀 어른들의 밥줄이 되어 있었다. 심지어 엄마에게 조차도.
이 소설은 성후와 이준의 이야기다.

천재소년이 만들어 낸 자본의 수레바퀴에 타기 위해 이준을 납치한 용재는 이준의 어머니 정하진이 갑자기 살해된 채, 발견되자 계획이 망가지며 망연자실한다. 그러나 엄마가 죽었음에도 이준은 오히려 차분하다.
아내와 아이의 죽음 이후로 이성을 놓은 성후와는 사뭇 다르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은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첫 만남을 가지고, 성후는 이준의 말에서 강한 인상을 받는다.

성후는 지극히 인간적인 고뇌에 빠져 살고, 이준은 전혀 인간적이지 않은 행태를 보인다. 성후와 이준의 삶은 몹시도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몹시도 닮아 보이는 이유가 뭘까?

성후에게는 '모두의 날' 이 있었다.
9월17일 아내와의 결혼 기념일이자 아들 민준이가 태어난 그 날, 그에게는 가장 행복한 날이었지만 바로 그 날, 아내와 아들이 죽은 후로 최악의 날이 되었다.
그런데 마치 성후의 가족을 아는 듯, 같은 이야기를 하는 종교단체 '믿음 공동체 모두' 라는 곳이 나타난다. 분명 그곳에서 성후는 가족의 비극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이준의 존재는 자꾸만 그를 혼동에 빠뜨린다. 이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그는 본능적으로 이준을 살리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 싸고, 오랜 시간 진행되어 온 놀랄만한 과거들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흘러가나 싶을 정도였다.
미스테리 추리소설이라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으나 이야기는 껑충껑충 뛰며 장르와 영역을 크게 확장해간다.
평범한 꿈을 꾸며 사는 줄 알았던 성후와 이준은 본인들이 한번도 원치않았던 운명의 수레바퀴에 말려 들어가 휩쓸리며 살아가고 있었다. 내 삶의 주체가 내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그들을 더 괴롭게 한다.

스케일이 큰 영화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지만, 소설로써 각 캐릭터의 감정을 읽어나가다 보니 나는 그들의 감정선에 더 몰입하며 보았던 것 같다.
인간이 거대사회 속에서 장난감처럼 쓰여진다. 장난감들 조차 잠깐 쓰여지고 버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인간은 사고하지 않는 장난감이 아니기에 점점 더 괴물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모든 상황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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