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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주장법
허진희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식민지 비운의 천재 백오교가 그의 집에서 죽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그가 쓴 시집 '악의 주장법'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한달 뒤, 오교의 집에서 또 한 명 미카엘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조선의 멍울독백과' 를 쓴 구희비 박사는 천붕대에서 차돌을 비서로 고용한다.
희비와 차돌은 천재 백오교와 경성 최고미남 미카엘이 죽은 그곳에 방문하여 현장을 둘러본다. 현장과 미카엘의 시신은 잘 보존되어 있고, 희비는 미카엘 죽음의 원인이 자비초 임을 알아낸다.
백오교의 시를 좋아하던 미카엘의 유서에는 백오교를 따르는 죽음을 의미하는 내용들이 있고, 자살로 의심할만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상하다.
이제 희비와 차돌은 미카엘의 갑작스런 죽음을 밝히는 파트너가 되어 사건을 추적한다.
여러 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용의자다.
백오교를 사랑했던 미유, 그녀의 오빠 쥰, 그들의 어머니 카논 과 희비 주변의 인물들까지, 이 들 중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그즈음 용의자 중 한 명이던 지등조까지 살해당한다.
한국 근대사의 이야기는 언제 보아도 가슴이 아프다. 저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에 주목했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데, 그곳에서 숨쉬고 있다면 조선인이든 일본인이든 온전한 정신일 수 없다.
그 상황들을 저자는 많은 비유를 사용하여 소설에 녹여냈다. 사건을 추적하는 박사의 이름은 희비 이다. 희비는 기쁨과 슬픔, 극단의 감정을 의미한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날, 조선의 땅에는 멍울독이 퍼지고 희비의 부모님도 독으로 죽었다. 온 세상에 독이 퍼지고 그 땅의 사람들은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루한 목숨을 간신히 연명해 갈 뿐이었다.
희비도 독으로 죽을 뻔 했지만 살아 남았고, 몸과 마음의 고통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있다. 희비의 생존은 희일까? 비일까?
힘없는 나라의 나약한 지식인으로 살아가는 백오교, 미카엘 그리고 시집을 품에 안고 떠난 이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나날이었을테니 말이다.
미스터리 추리소설로 독자는 범인을 찾는 과정에 몰입하여 읽지만, 그 과정에서 시대의 아픔이 함께 느껴지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