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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디자인해 드립니다
박현경 지음 / 선스토리 / 2025년 1월
평점 :
우리는 모두 꿈을 꾸고 산다.
꿈은 우리를 고달픈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소소한 사람들의 꿈이 있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꿈에는 나의 꿈도 여기저기 스며들어 있다.
"꿈을 디자인해 드립니다" 는 이 책에 수록된 28편의 단편 중, 하나의 제목이지만 책 전체의 주제이기도 하다. 다양한 사람들의 꿈을 보며 내 꿈도 디자인 해 본다.
모든 꿈들이 하나하나 다 소중하지만, 나에게 유달리 인상적이었던 꿈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가장 긴 15분"
~누군가에게 15분은 목숨과도 바꿀 수 있을 만큼 소중한 시간일 수 있다.
어떤 이는 눈을 버리고 남은 생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태어나서 한 순간도 세상을 보지못한 스티브김에게는 상상 속 세상에 대한 그리움과 딸과 함께 할 추억이 더 크다. 그의 남은 전체 생과 세상과 딸을 볼 수 있는 15분의 가치는 같다. 아니 그 이상이다.
그리고 그는 꿈을 이룬다. 긴 시간, 노래하며 상상만 하던 그 순간이 현실이 된다. 겨우 15분이지만 그에게는 영원이 되었다.
"보캉송씨의 드림밴드"
~짝사랑하는 이를 바라보기만 하는 보캉송씨의 마음이 애달프다. 다들 그렇게 마음 졸이고 아파했던 경험이 한번씩은 있을 것이다. 마음을 표현하면 영영 날아가버릴까 두려워 그녀를 향한 그의 외침은 오늘도 마음속에서만 울려 퍼진다.
절실한 마음이 그를 발명가가 되어 꿈을 꾸는 밴드를 개발하게 만들었다. 밤마다 밴드를 두르고 잠들며 그의 사랑이 그녀에게 전해지기를 기도했으리라.
그녀에게 마음이 전달될 수 있었던 건 발명품 때문이 아니다. 그의 간절한 마음이 결국 그녀에게 닿았기 때문이다.
"풀잎은 흔들리면서 자란다"
~풀잎만큼이나 우리도 많은 날을 흔들리며 자랐다. 지금도 갓 피어난 새싹들과 풀잎들이 흔들리며 자란다.
긴 시간, 우리는 흔들렸지만 뿌리채 뽑힌 건 아니었다. 그저 흔들렸을 뿐이다.
작은 일도 무섭고 두려울 나이에는 자꾸만 흔들린다. 그리고 흔들려서라도 나의 상황을 피하고 싶어진다.
지금은 어른이 된 모두도 그런 기억들이 다들 있다. 돌아보면 추억이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심각한 일이 없었다.
흔들리는 풀잎들을 보면, 그저 가만히 지켜보자. 뿌리채까지 뽑히지만 않는다면 바람을 이겨내려 뿌리를 더 깊게 내리고 줄기를 더 튼튼히 하며, 그 풀잎은 더 잘 자랄 것이다. 우리 모두 그렇게 자라왔다.
아주 짧은 단편들인데, 글을 읽고 난 후의 여운은 길다. 하나하나 많은 생각들을 떠올린다. 아마도 그건, 우리 모두에게 한번씩은 그런 경험이 있고, 그런 꿈을 품은 적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은 위대한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만을 남기고 기억하지만, 그 세상을 움직이는 건 소박한 꿈을 꾸며 매일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