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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세대 - 밈과 혐오로 시장을 교란하는 불안 세력의 탄생
너새니얼 포퍼 지음, 김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월
평점 :
가끔 예상치 못한 경로로, 숨겨져 있던 진실이 터져나오는 순간이 있다. 막연히 알고 있던 것이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드러나면 그제서야 세상은 그 원인과 이유를 찾는다.
미국의 2030 남성 '분노세대' 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게임스탑 사건이 계기였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의 2030 남성들도 보수화되어 가며 기득권과 여성들에게 분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는 미국의 2030 남성 에게서도 있었다.
각 나라의 상황이나 개인적 사정에 따라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젊은 남성들이 사회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여러모로 취약계층이 되고, 희망을 잃어 좌절하게 된 영향이 크다.
그들은 자신의 처지를 여성이나 기득권에 대해 분노하는 방식으로 표출했는데, 그 분노의 장이 된 것이 온라인과 sns였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 이후, 더 극심해졌다.
2021년,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에 미국의 레딧이라는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월스트리트베츠' 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운영자였던 조던은 당시, 스물일곱이 되도록 변변한 직업없이 하루 열여덟시간씩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던 이였다. 월스트리트베츠 멤버들은 사회적으로는 루저였지만 온라인상에서 만난 이들과 서로를 격려하며, 공매도의 타겟이 된 게임스탑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공매도는 월가의 금융인들이 가격을 떨어뜨려 수익을 내는 방식인데, 월스트리트 베츠 회원들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게임스탑 주가는 폭등했고, 그 결과 공매도 세력들이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된다.
이 사건은 비주류도 주류 금융시장에 도전하여 승리할 수 있음을 알렸고, 그들이 '월가의 트롤' 로 새로운 세력이 되었음을 보여 주었다.
어디에서도 인정 못 받던 이들이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한데 모여 저항한 이 사건은 마치 민중봉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보이기도 하고, 암호화폐처럼 새로운 방식의 금융에도 적극 도전했다.
이들의 존재는 어떻게 나타난 것일까?
이 책은 미국 작가가 쓴 미국 이야기지만 상당부분 한국의 상황과 유사하여 계속 연관지으며 읽게 되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정치, 경제적 상황에서 2030은 같은 방식으로 성공의 길에 들어서기 힘들어졌다. 이는 자본주의가 심화된 나라일수록 더 그렇다.
그리고 저자는 이들을 '분노세대' 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세대' 가 있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취업이 좌절되고 부동산 폭등을 겪으며 3포, 5포세대가 되어갔다. 그러다보니 코인에 몰빵하거나 무모하다 싶은 투자에 뛰어든다.
그들은 온라인상에서 의견을 공유하고 정보를 주고 받으며 자신들만의 생존방식이자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분노세대' 가 생길 수 밖에 없었던 데는 사회적인 제도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심화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2030이 기존의 방식으로 자리잡기가 더 힘들어졌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사회는 이들의 방식에 맞춰질 수 있다.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문법으로 정치, 경제의 원리를 새로 써나가게 될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분노세대의 움직임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탄탄했던 벽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그 사이로 새싹이 고개를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