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세스 매트리얼' 이 장안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세스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본질은 물론 영혼, 사후 세계, 윤회, 개인의 정체성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이번 책도 그 연장선에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는 제목처럼, 이 책의 첫 장은 육체없는 인격체의 이야기부터 나온다. 그 이름은 세스이다. 세스는 육체의 형상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퍼스낼리티이다. 그리고 퍼스낼리티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식의 게슈탈트이며 인식작용을 벌이는 '나' 의 일부분이다. '나' 는 시간에 구속되지 않는다. 내가 원할 때, 시간을 체험하고 체험의 강도에 따라 시간을 느낀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도 실은 객관적 현실이 아니라 나의 내적현실의 반영이다. 모든 것은 3차원의 시간에 제약되지 않고 3차원의 존재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몸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간혹 육체가 그저 껍데기라고 느낄 때가 있다. 육체안에 안주하고 있다면 우리는 자신의 작은 부분만을 의식하는 것이다. 탄생과 죽음을 수없이 반복하며 죽음이후에도 삶이 지속된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것은 다른 차원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이 책은 우리를 더 넓은 세상으로 안내해주는 가이드북 같다. 우리가 얼마나 눈앞에 보이는 것에 연연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만 급급했는 지 느끼게 해준다. 현재 내 몸과 그 몸이 살아가는 현실만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 몸 안에는 더 크고 더 깊은 의식과 무의식이 있고, 그것들은 내 몸이 더이상 불필요하여 사라지고 없어진 후에도 존재한다. 이 책을 보며 '아프락사스' 나의 알 껍데기가 깨지며 틀을 하나 깨부수는 경험을 했다. 비종교인인 나에게 이 책은 마치 영험한 종교서적을 보는 느낌이 들만큼 신비로웠다. 책을 읽는 내내 책의 화자처럼 영혼이 되어 구름갈이 두둥실 내 육체를 벗어나 세상을 내려다보는 기분으로 내용에 빠져 들어갔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기분이었다. 나에게는 무척 인상적인 책이었지만, 독자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현실주의자이거나 젊은 사람이라면 책 내용이 허무맹랑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경험이 많거나 철학을 좋아한다면 읽을 때마다 또 다른 세상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 나는 시간차를 두고 한번씩 꺼내 읽어볼 생각이다. 다음에 다시 본다면 이번에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더 많이 보일 것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