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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ㅣ 달달북다 7
예소연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평점 :
이제는 추억의 한 장면이 된 교실이 보인다. 교실에 가득 차있는 학생들과 탈탈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 연신 부채질을 해도 흘러내리는 땀에 기운빠지던 그 시절 한여름의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교칙도 엄격하고 선생님들도 엄했던 시절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사춘기 아이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고, 몸도 마음도 어디로 튈지 모를 정도로 불안정하다.
그 교실에는 아이들도 선생님도 포기한 빨강머리 또라이 명태준이 있었다. 선생님께 반발하고, 반 아이 하나를 타깃으로 삼으면 돈도 뺏고 괴롭히기도 하는 그런 아이다
마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에서 본 장면처럼 누군가는 괴롭히고 누군가는 괴롭힘을 당하던 때.
내가 타깃이 되고 싶지 않아 모두 모른 척 외면하지만 , 마음속 깊이 분노를 일으키는 그런 존재는 어느 시대든 어느 집단이든 항상 있었다.
동미는 태준에게 돈을 뺏기던 석진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 자신의 집에서 심부름을 시키며 둘은 친해지기 시작한다. 그 마음이 동정인지 호감인지는 모르겠지만, 동미는 바보같게만 보였던 석진이 단단한 아이라는 것을 조금씩 느낀다.
어느 날, 태준이 석진과 동미를 모욕한다. 그동안 태준이 반 아이들을 괴롭히던 것에 분노를 참아오던 동미는 볼펜으로 태준의 목을 찌른다. 누군가, 한번은 용기를 내야 만 변할 수 있는 상황을 동미가 만들었다
그동안 침묵해왔던 반 아이들은 어느 누구도 태준을 돕지 않는 방식으로 태준에게 저항한다. 고여있던 썩은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길지 않은 스토리지만 이 안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불안정한 십대의 청춘, 마음속 불안으로 어긋나는 모습들, 각자의 방식으로 드러나는 울분, 그럼에도 조용히 피어나는 이해와 공감과 관심의 모습들.
교실은 십대만의 세계가 아닌 사회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언제나 시간은 흐르고, 영원한 지배는 없다. 평화와 폭풍은 늘 오고간다. 청춘의 마음도 세상도 그렇다.
이들의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