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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아이들 클럽
페트라 소우쿠포바 지음, 니콜라 로고소바 그림, 박효진 옮김 / 엣눈북스(atnoonbooks) / 2024년 10월
평점 :
우리도 한때는 '이상한 아이들' 이었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아이들은 늘 이상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고, 함께 대화도 한다. 어른의 눈에 지극히 무용 해 보이는 일들이 그들에게는 세상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
지금 어른들도 한때는 바로 그런 아이들이었다.
이야기 속 아이들의 세상은 아이들의 시선에서만 보인다. 그래서 모든 글은 각각의 아이들의 1인칭 시점으로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
11살 밀라는 까치, 개미핥기 등 동물들과 대화한다. 밀라는 엄마와 어른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것을 안다. 밀라가 대화하고 공감하는 동물과 곤충들은 자신을 전혀 이해하지 못는 어른들보다도 마음이 더 잘 통한다.
이는 페트로도 마찬가지다. 페트로는 혼자 자는 것이 무섭다. 어둠속에는 괴물이 있지만, 엄마아빠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다. 늘 단호한 아빠는 페트로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어린 아이의 응석이라고 생각한다.
뚱보 카트카는 거울보는 게 싫다. 오빠도 엄마도 말랐는 데 혼자만 뚱땡이다. 못생겼으니 친구도 없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외로운 시간을 카트카는 책을 보며 지낵다. 책이 친구다.
목발을 짚고 생활하는 프란타는 로봇이 되고 싶다. 어른들은 걸을 수 있어 다행이라 하지만 프란타가 겪는 불편은 잘 모른다. 불편한 다리를 끌고 학교가는 게 너무 싫은 프란타는 어떻게 해야 안 갈 수 있을지 고민이다.
이 아이들의 진심은 어떤 어른들에게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들만이 서로서로를 보듬으며, 결국 네명은 가출이라는 이름의 모험을 떠나기로 한다.
아이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보니, 이제는 어른이 된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나는 진지하고 심각해서 상의할 누군가가 필요했지만 어른들에게는 늘 묵살당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상' 하다는 단어가 따라 붙었다.
이상하지 않으려고 이상함을 애써 배척하며 자라다 보니 어느 새, 더 이상은 '이상하지 않은 어른' 이 되어 있었다. 그런 어른을 세상은 '철들었다' 라고 불러준다.
이제서야 보인다.
이상한 아이였을 적 과거의 '나' 와 이상하지 않은 어른이 된 지금의 '나' 의 차이가.
어른은 아이들보다 더 많은 걸 아는 것이 아니다. 더 좁은 세상으로 들어가 살며, 선택적으로 편협해졌을 뿐이다. 피터팬처럼 더 이상 날 수도 없고, 꿈도 꾸지 못하면서 그 상황을 어른들만 가지는 훈장인양 으스댄다.
아이와 어른, 모두의 눈으로 다시금 보니
밀라, 페트로, 카트카, 프란타가 기특해서 칭찬해주고 싶다.
그들은 서로를 조건없이 수용하는 친구였고, 자신들만의 경험으로 '이상함' 의 굴레를 '성장' 으로 바꾸어 갔다.
이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도 진짜 멋진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