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이란 단어는 예쁘다. 순수 우리말에서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 참 좋다. 행복을 발견하는 작업이라는 달로와 출판사의 기쁨 시리즈 에서 이번에는 '뜻하지 않은 기쁨' 이 나왔다. 선물도 파티도 surprise 가 더 인상적이던가? 기쁨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면 작더라도 더 크게 느껴진다. 더 기쁘다. 언젠가부터 스마트폰이 오른 팔이 된 세상이 되면서 뜻밖의 일들은 덜 생기는 것 같다. 많은 것들을 예측할 수 있고 예정도 되어 있다. 그래서 과거보다 예상치 못한 일은 덜 일어난다. 잘못 든 길에서 예쁜 카페를 보게 되는 일도, 잘못 산 물건이 대박상품인 경우도 적어졌다. 일상의 소소한 기쁨이 좀 줄어 들었다. 그래도 인생은 예상치 못한 일의 연속이 아니던가? 일러스트를 그리고 웹소설 쓰는 일을 하는 저자는 누구보다 감상적인 사람이다. 보이는 것 하나하나, 느끼는 것 하나하나가 기쁨이고 감동이다. 감정의 진폭이 큰 사람들은 놀람과 슬픔 역시 당연히 크다 그런 사람들이 그 한 순간을 포착하여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창작의 일을 한다. 그리고 대중은 창작품을 즐긴다. 그런 저자가 일본에서 보낸 시간은 매일매일이 새로움이었다. 낯선 음식, 낯선 날씨, 낯선 일들, 낯선 지진의 상황까지. 그 낯선 공간에서 예상치 못해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은 많다. 흔히 경험하기 힘든 정신병원 알바까지. 저자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것을 염두해 둔 듯 색다른 경험들에 자신을 꾸준히 노출시킨다. 그 모든 경험들은 마치 밥처럼 사람을 쑥쑥 키운다. 우리는 모두 경험을 먹고 자란다. 이 책은 나에게 '뜻하지 않은 기쁨' 이었다. 무슨 내용인 지 모르고 읽기 시작한 책이 재밌고 신선했다. 그리고 왜 제목이 뜻하지 않은 기쁨인지도 느껴졌다. 우연히 찾아 온 우연이 기쁨이 되는 이 순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