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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꼬리가 되어 줘 ㅣ 푸르른 숲 56
하유지 지음 / 씨드북(주) / 2024년 12월
평점 :
외눈 마을에는 양눈을 가진 이가 비정상인것 처럼, 꼬리 달린 사람들만 살아가는 세계에 꼬리없이 태어난 새미는 비정상이다.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은 다수와 소수로 결정난다. 비정상의 범주에 들어가는 순간, 수치스러워지고 열등해진다.
있어야 할 것이 없다고 느끼면 어떻게든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아픈 곳 하나 없었지만 꼬리없이 태어난 딸의 인생을 위해 새미의 부모는 쉼없이 일했다. '시네 카우다 증후군' , 새미의 공식 병명이다. 가짜 기계꼬리를 달고 산 삶은 언제나 외톨이었고 모두가 측은해 하는 대상이었다.
어느 날, 병으로 죽어가던 진미아가 새미에게 자신의 꼬리를 주기로 결정하며, 드디어 새미에게도 꼬리달린 인생을 살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진미아는 자신도 이식받은 재활용꼬리 임을 밝히며 그 꼬리가 이식받은 5살부터 줄곧 낯설고 불운했다고 말한다.
새미는 꼬리가 없어서 늘 불행했는데, 미아가 이야기하는 반대의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꼬리가 생긴 새미의 인생은 새로워진다. 이전에 '시네' 로 불리며 누리지 못했던
14학교에 다니고 특별장학금도 받는다. 하지만, 미아의 이식꼬리인걸 아는 친구들은 저주받은 꼬리라며 피한다. 아름다운 꼬리만 생기면 행복할 줄 알았지만 꼬리는 통제가 안 되고, 주위 시선은 따갑다.
그때 '꼬리없는 마을' 의 이야기를 듣는다.
인생의 목표를 정해 그것만 보고 달려갔지만 그곳이 최종 목적지가 아님을 느끼는 시간들이 있다.
남들과 다를 땐 같아지려고, 같을 땐 달라지려고 버둥대지만 정작 그 길의 끝은 예상과는 다르다. 이루었다는 잠깐의 기쁨과 환희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목표를 잃고 허둥대기 시작한다.
꼬리는 '세상이란 기차에 타게 해주는 승차권' 이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어디로 , 어떻게 가야할 지는 본인의 몫이다. 그 길이 옳은 지, 아닌 지도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꼬리없는 마을' 은 '꼬리가 없어도 되는 마을' 이었다. 꼬리는 시기와 질투, 탐욕의 상징인지도 모른다.
새미는 꼬리없는 마을에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어느 마을이 우리에게 더 행복을 주는 마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