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있게 사정하라
가브리엘르 블레어 지음, 성원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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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배우의 혼외자 논란이 있었던 시점에 이 책을 만났다. 부제가 '임신중단의 책임을 남성에게 묻다' 이다.
이제까지 원치않는 임신에 대한 뒷감당은 고스란히 여자의 몫이었다. 결혼 후 출산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남자들은 부정하거나 사라지거나 낙태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혼모가 된 여자들은 힘들게 양육하거나 혹은 아이를 입양 또는 고아원에 보내는 방식을 택해왔다.
그러나 임신은 여성이 혼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책임도 나눠가져야 하는 것이 맞다.
이 책은 왜 그래야 하는 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남자는 여자에 비해 생식 가능한 날이 50배가 더 많고, 정자는 무려 5일까지 살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의 배란일이 아닌 날에 관계가 있었어도 살아남은 정자는 뒤늦게 배란된 난자와 수정될 수 있다.
여성은 생리주기로 배란일을 예측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측이지 확실한 건 아니다. 컨디션에 따라 유동적인데 여성의 피임기구들은 남성용 도구보다 약이나 시술의 형태로 훨씬 위험하다. 콘돔은 훨씬 사용이 편하고 안전하고 저렴하다.
심지어 임신을 막기위한 남성 정관 절제술은 여성의 난관 결찰술보다 위험성이 낮은데도 피임은 여자의 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사회는 남자들이 편하기만 하면 여자의 고통을 무시하는 데 익숙하다.
이제는 임신에 대한 초점을 남자로 옮겨야한다. 여전히 남녀간의 불평등한 권력관계는 실재하고 있으며 데이트 폭력이나 가정폭력, 부부간 성폭력 같은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원치않는 임신과 낙태를 선택하게 되는 상황까지 여자들만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지금의 실태에서 입양이 대안이 되어서는 안된다.
엄마도 출산을 원하고, 아이도 축복받으며 태어날 때 사회 구성원도 행복할 수 있다.
그럼에도 무책임하게 사정한 남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질타도 받지 않고 책임에서도 자유롭다. 무책임한 남자들의 사정은 사회 전체를 불행하게 만든다.

이 책은 누구나 생각하지만 입밖으로 잘 내지 못했던 생각들을 용감하게 글로 썼다.
그리고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아주 시의 적절한 출판이라고 본다. 기성세대들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사고를 바꿀 필요가 있고, 청소년들에게 실시되는 성교육에서도 남성의 책임있는 행동에 좀더 집중해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성교육 교재로 쓰인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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