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햇살을 - 짧은 휴가를 떠난 엄마가 마주한 눈부신 순간들
이재영 지음 / 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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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는 순간, 여자의 인생은 달라진다. 세상의 중심이 나에서 아이로 옮겨갔다. 세상 모든 엄마들이 그렇게 엄마가 되었다.
엄마가 되는 순간은 감격 그 자체이지만 이상하게도 여자는 갑자기 무능력자가 된다. 얼마전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던 일들을 더이상 못하게 된다. 아가와 갈 수 없는 곳들은 많고 이제는 시간도 체력도 없다. 여자의 모든 시간과 체력은 아가에게 주는 걸로도 부족하다.
그러다 혼자 있을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이 생기면 이제는 뭘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모른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기억이 안 난다.

이 책은 그런 보통의 엄마들이 나들이를 가는 책이다. 거창하게 여행이 아니라 그저 숨 돌리기, 잠깐의 산책과 나 만의 시간 정도를 가지는 것도 감지덕지인 상태에서 시작하여 조금씩 집 보다 먼 곳을 가고 이후에는 해외여행까지 떠날만큼 시간도 흐르고 아이도 자란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거니는 종로거리는 새롭다. 어린 시절 학교를 가면 과거의 내가 새록새록 떠오르고, 오랜만의 친구네 나들이는 수다의 장이 열린다.
그녀의 여행기는 여행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 장소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의 향연이다. 늘 다람쥐 쳇바퀴 같았던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낯선 광경을 보면 머릿속도 리프레쉬 된다.

부석사, 울산바위, 을왕리, 가평, 자라섬, 부산, 제주도, 통영, 거제 등등 그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감정들과 생각들!
아이를 키우고 아이만 바라보며 사는 일상에서 몸이 벗어나면 생각들도 일상을 탈출하여 그제서야 누구누구의 엄마가 아닌 원래의 나로 잠시나마 돌아간다.
도쿄, 요코하마, 가마쿠라, 프라하, 빈, 폴란드, 베네치아 같은 해외여행 이야기는 좀더 설렌다.
상상만 해도 아름다운 풍경과 이국적 정취에 현실을 잠시나마 잊는다.

마지막 여행기에 아이에게 남기는 엄마의 편지가 가슴이 뭉클해진다.
나도 쓰련다.
엄마에게 와 줘서 고마운 우리 아가!
매일매일 애쓰지만 늘 부족한 것 같아 미안한 엄마는 오늘도 어떻게 하면 너를 더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러나 한 가지, 너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늘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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