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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영화 속 생명과학 빼먹기 - 2024 문화체육관광부 제작 지원 선정 도서
루카 지음 / 글씨앗 / 2024년 10월
평점 :
좀비영화로 생명과학을 본다는 아이디어!
생명과학 학문을 제대로 안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오락성이 가미된 좀비영화를 통한다면 재밌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좀비영화도 오리지널 좀비, k좀비, 별의별 좀비 3부류로 나누어 다양한 생명과학과 의약학 분야를 다룬다.
좀비의 어원은 콩고어로 신을 의미하는 은잠비와 아프리카 킴분두어로 망자의 넋이라는 의미의 음줌배에서 왔다는 말이 있다.
과거 부두교 좀비는 북어독, 테트로도톡신을 주입하여 가사상태를 만들고 3-4일후 부활하여 독말풀과 거미독을 투여하여 환각증상에 빠진 이들을 노예로 이용했다고 한다.
좀비가 되는 방식은 영화에서 다양하게 소개되는 데, <지금 우리 학교는> 과 영화 <플래닛 바이러스> 의 좀비는 바이러스로 전염병처럼 퍼졌다.
만약, 좀비가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다면 공수병의 경우처럼 바이러스 침입 후, 잠복기를 거친 바이러스가 뇌를 감염시키고 다른 장기에도 전달된다.
영화 <연가시>에서는 기생충에 의해 좀비가 되는 데, 실제로 동충하초는 겨울에 월동 준비중인 번데기나 곤충에 기생하다가 여름이 되면 버섯이 되는 생물이다. 이들은 개미를 좀비로 만들기도 한다.
마약인 펜타닐이 미국에서 사람들을 좀비처럼 만들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모든 물질은 어떤 때는 약이 되고 어떤 때는 독이 되기도 하는 데, <킹덤>의 생사초는 약이었으나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게 되었다.
영화 속 좀비들은 하나같이 화가 나있는 데, 분노는 전두엽과 변연계가 균형이 깨질 때 발생한다.
재밌게도 <웜바디스>에는 사랑에 빠진 좀비가 나오는 데, 사랑하면 뇌에서 도파민과 옥시토신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대뇌 아래쪽 꼬리핵 부위에 혈류량이 늘어난다고 한다.
귀신이나 공포 이야기들의 시작이 사람들의 불안과 불신에 기인하는 정신적인 문제이기도 한 것처럼, 좀비라는 존재도 결국은 사람들의 두려움에 의해 생긴 것 같다.
과거에는 바이러스 같은 보이지 않는 적들에 의해 병에 걸리면 원인도 모르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니 좀비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는 생명과학의 눈으로 보니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았고, 미처 보지 못한 영화 이야기들도 함께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