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구원
에단 호크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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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하딩은 배우이고 32살이다. 두 아이가 있고 가수인 아내 메리와 이혼할 것 같다. 그에게는 젊은 애인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가정에 위기가 왔고, 현재 셰익스피어의 헨리4세 연극을 준비중이다.

배우로써 살다보면 캐릭터에 녹아들어 그 사람이 되면서 수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나보다. 젊은 나이에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하딩은 진정과 진실을 추구했으나 점점 희미해져 갔다.
그는 연기에서든 실제 생활에서든 가족에게서든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신문은 연일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가십으로 떠들고 그를 보는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이들 부부를 얼마나 안다고 떠들어대는 걸까. 그는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는데. 한번의 실수로 봐 줄 수는 없는 것인지? 모두가 그에게 냉랭하다.
하딩의 지나온 삶은 연극의 막과 장, 인터미션이 엇갈리며 잘 짜여진 듯 연결되어 그의 고뇌를 더 느끼게 해준다.

인간은 모두가 가면을 쓰고 산다는 의미에서 이 작품의 주인공이 배우이고 많은 시간 연기중이라는 것은 작가의 의도로 보인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순간의 말들은 윌리엄 하딩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바로 배우인 에단 호크의 말 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작가가 배우이기에 이 작품의 하딩과 에단 호크를 떼어내서 보는 게 쉽지 않다. 그 역시 배우로서 캐릭터의 삶과 실제 자신의 삶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어 보았을 테니 말이다.

하딩은 매순간 자신의 현재와 인생에 대해 생각한다. 자꾸만 나약해지는 자신을 느끼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이리저리 일탈하며 스스로 강하다고 되뇌인다.
아내를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한 남자의 일탈은 사랑하는 많은 것들을 기어이 뺏아 가버린다. 잘못했으니까 당연한데도 자기 연민에 빠져있는 듯한 모습은 정말 별로다.
대부분의 인간은 나이를 먹었다고 더 성숙해지지 않는다. 어쩌면 더 치졸한 말 장난으로 자기 변명에만 능숙해지는 것 같다.

소설임에도 한 편의 철학 에세이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에단 호크라는 배우의 생각의 깊이와 성장을 추구하는 진심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참 멋진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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