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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면 다 잘될 줄 알았지
곽세영 지음 / 영림카디널 / 2024년 9월
평점 :
마법의 주문이 있다.
'대학만 가면 다 잘 된다'
'취업만 하면 다 잘 된다'
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그 주문이 떠올랐다. 힘들고 고된 시간을 조금이라도 잊게 해주는 희망고문 같은 거였다.
그런데 꿈의 직장들이 모인 실리콘밸리 개발자 조차 이런 말을 하다니!
저자는 한국에 왔을 때, 실리콘밸리 성공담만 있는 책들을 보고 현실을 제대로 전달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곳에도 성공과 실패, 꿈, 노력, 좌절이 있다는 것을!
조금만 생각해봐도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을 테니 그럴 것 같다.
원래 실리콘밸리는 스탠퍼드 대학 주변을 말했지만 지금은 많이 확장되었다.
실리콘밸리 내에서도 일명 FAANG 이라 일컫는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이 대표적인 선호 직장이며 최근에는 에어비앤비, 우버, 테슬라, 엔비디아가 이 대열에 끼게 되었다. 미국에서도 이런 대기업에 다니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퇴직 후에도 어디든 갈 수 있을 만큼 인정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뛰어난 인재들이 스타트업을 많이 시작하기도 하고 스타트업의 자율성과 성취감, 성공한 후에 오는 대박으로 인해 개개인별로 선호도는 다르다.
한 회사에서 근속기간이 평균 2년으로 이동주기가 짧고 경쟁도 치열하다. 업무성과가 좋지 않으면 해고도 용이한 편이다. 최근에 실리콘밸리에 대규모 정리해고가 휩쓸고 가기도 했다.
반면, 실수에는 관대해서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어 도전하기에 좋고, 파이를 나눠먹는 게 아닌 모두가 윈윈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곳에도 개발자만이 아니라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있고 분야에 따라 스펙차별도 존재한다고 한다. 다만, 학력보다는 실력을 중요시 여기며 자기PR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인맥은 곧 재산이라 인간관계는 중요했다.
운동이 생활화되어 자기관리가 철저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지 말라' 며 번아웃을 경계하기도 한다.
업무 면에서는 최첨단이지만 월급쟁이들의 삶은 팍팍하다. 원룸 기준 월세가 400~600만원이고 공과금이나 생활비도 높은 편이다.
이곳은 한 마디로 능력과 열정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불사르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이지만 실력이 없으면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곳이기도 했다.
이래서 전 세계 청년들이 모여들고 첨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나보다. 마치 한번 쯤 도전하여 이겨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챔피언같다.
책을 보며 똑똑하고 성실한 우리나라 청년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책 마지막에 부록으로 실리콘밸리 취업에 필요한 tip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