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흐르는 대로 - 영원하지 않은 인생의 항로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해들리 블라호스 지음, 고건녕 옮김 / 다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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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가정으로 방문하는 호스피스 간호사이다.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이 마지막 순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12명의 환자들과 함께 보낸 시간을 추억하며 이 책을 썼다.

죽음 앞에서 모든 인간들은 한없이 작아지고 겸손해진다. 물론,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분노하고 신을 원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인간이 가야할 길은 정해져 있기에 겸허해진다.

각 이야기들은 마치 짧은 단편소설처럼 스토리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더 실감이 난다. 인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그들은 각자 다르게 그 시간을 받아 들인다.
초보 호스피스 간호사로 만난 글렌다 할머니는 떠나는 순간이 다가오면서 자꾸만 죽은 언니의 환영을 보았다.
울혈성 심부전 환자인 칼 할아버지는 미식축구와 스포츠 이야기 하는 것을 즐겼다.
언제나 호흡곤란에 시달리던 수 할머니는 본인의 몸무게가 40킬로그램도 안 될 정도였지만 화분에 물 주는 건 중요시했다.
본인의 삶을 사랑하고 행복을 느낀 유방암의 50세 샌드라는 예상을 뒤엎고 더 긴 시간 삶을 이어간다.
젊고 아름다운 엘리자베스는 맛있는 케이크를 꼭 먹으라고 조언해준다.
치매가 있던 이디스 할머니는 많은 걸 잊었어도 저자의 이름을 기억해줬다.
그 외에도 레지, 릴리, 바베트, 앨버트, 프랭크, 애덤 모두 저자와 각자 다른 추억과 의미를 남긴다.

저자는 그들과 생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도 다시금 돌아본다. 아마 나도 그런 일을 하고 있다면 매순간 나를 돌아보고 깨닫고 느낄 것 같다.
그리고 그들도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옆에서 도움을 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간호사를 오래 기억하고 고마워 했다. 힘든 순간에 함께 한 사람에게 전우애를 느끼듯 그들의 관계가 그랬다.

우리나라에는 호스피스 병동은 있지만 가정으로 방문하는 간호사는 없는 걸로 알고 있는 데, 본인 집에서 마지막을 보낸다는 것은 좀더 존엄한 죽음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보며 나도 문득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죽음은 두렵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삶을 사랑하고 싶다.
"한때 깊이 사랑한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깊이 사랑한 모든 것은 우리의 일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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