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창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시인이다. 세상 모든 시들은 다 따스하지만 이 시집은 제목에서 부터 느껴지는 감성이 남 다르다.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물들, 일상 속에서 자주 하게 되는 생각과 행동, 심지어는 살아가며 흔하게 느끼는 감정들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를 쓰는 시인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손에서 놓아버린 것들을 다시 소중히 주워 담아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사실 우리 모두는 절대 놓고 싶지 않았지만, 세상의 등쌀에 못이겨 별수 없이 손에서 떨어트려 버린 것들이 많다. 그것들을 다시 곱게 펴서 우리에게 돌려주는 사람. 그렇게 사람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을 우리는 ‘시인’이라고 부른다. 이 시집에도 지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시들로 한가득 차있다. 시를 읽으며 매일매일 쳇바퀴 같은 날들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떠올리고 되새겨 본다. 그리고 다정한 눈으로 또 한 번 바라본다. 개인적으로 시집에 수록된 시들 중 ‘우산’ 이라는 시는 특히 인상깊었다.비를 막는 용도 외에는 사용할 일도 딱히 없고, 그렇기에 어떤 의미 부여를 할 필요도 없는 ‘우산’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에 비유해서 표현한 것이 기억 속에 계속 남는다. 이 세상은 우산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좀더 아름답다. 우리는 길고 긴 인생 속에서, 찰나의 순간이라도 행복을 느끼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낸다. 이러한 찰나의 행복을 얼마나 자주 느끼는 지, 어디에서 느끼는 지에 따라 행복한 삶을 살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 순간, 시집을 읽으면 좀더 자주, 그리고 좀더 쉽게 소소한 행복들을 느낄 수 있다. 가을이 다가온다. 시집 한 권읽고 그 안에서 각자 작은 행복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