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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베어스 - 곰, 신화 속 동물에서 멸종우려종이 되기까지
글로리아 디키 지음, 방수연 옮김 / 알레 / 2024년 8월
평점 :
책의 뒷표지에 "죽어 마땅한 곰이란 있을 수 없다" 라는 문구를 보고 너무 놀랐다. 어째서 곰에게 이리도 무서운 표현을 쓰게 되는 걸까? 그 이유는 이 책이 바로 지구를 떠나 영영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를 곰들을 위한 마지막 변론이기 때문이다.
인간에 의해 동물 생태계는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닭 같은 식량은 과도한 수가 생산되었다가 죽임을 당하고,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은 인공적으로 번식중이다. 반면 인간의 필요에 의해 사냥당해 죽거나, 불편을 끼친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해 멸종되는 동물도 많다.
그렇게 사라져가는 동물 중에는 곰도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곰' 은 주민들의 민원으로 행정기관에서 나서서 처리하는 데, 여기서 저자는 세상에 죽어 마땅한 곰은 없다고 말한다.
곰은 실제로 지구상에 겨우 여덟 종 밖에 없다. 대왕판다, 안경곰, 반달가슴곰, 태양곰, 미국흑곰, 불곰, 북극곰 이며 남아메리카에 1종, 아시아에 3종, 북아메리카에 3종이 있을 뿐이다.
안경곰이나 느림보곰, 미국흑곰, 불곰은 인간들이 서식지를 파괴하여 먹을 것이 없어 떠돌다 인간의 쓰레기통을 뒤지다 죽곤한다. 북극곰 역시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감소하여 생존에 위협을 받는 중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왕판다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지만 이제는 인간의 보살핌 없이는 생존도 번성도 어렵다.
그런데 가장 가슴 아픈 건 반달 가슴곰과 태양곰이다. 이들은 인간에게 사로 잡혀 웅담채취 농장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간다. 죽지않을 만큼의 값싼 사료를 먹이며 주사기로 수십번을 찔러 담즙을 뽑아낸다. 그 곰들의 처참함은 동물 보호가가 아니라도 눈물이 날 정도지만 돈이 된다는 이유로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잘 아는 동화중에, 숲에서 길을 잃은 소녀가 엄마곰, 아빠곰, 애기곰의 집에서 그들의 음식을 먹고, 의자를 부수고, 그들의 침대에서 잔다는 내용이 있다. 실제로도 인간은 곰의 서식지와 식량을 제멋대로 침범하여 곰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이다.
곰이 주변에서 자주 보는 동물이 아니라서 그들의 고통에 대해 지금껏 인식하지 못했었다. 이 책을 보면서 강인해 보였던 곰의 힘든 삶이 너무 안타까웠다.
곰에게 피해없이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기적인 인간들이 밉지만 나 역시 인간이라 그저 마음만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