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문화는 나서지 말아야 하고 튀지 말아야 하는 걸까?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다. 두더지 게임의 두더지처럼 나오면 맞았다. 그 문화는 급성장이 필요한 산업화 시기에는 상부의 지시대로 일사분란하게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디어와 창의성으로 발현되는 고부가가치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다. 특히나 우리 나라의 기업문화는 줄줄이 이어진 결제 시스템, 검은색 가죽의자와 무서운 상사가 상석에 앉아있는 대회의실 분위기에서 있던 아이디어도 날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 원인을 우리에게 내재된 폐쇄성, 동질성, 응집성, 평등의 함정 때문이라고 본다. 비슷한 사람끼리 비슷한 대화를 하는 곳에서 창의적인 생각은 나올 틈이 없다. 부족한 것은 개인이 아니라 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할 기회조차 없는 문화에서 야기된다. 이러한 폐쇄성은 '우리가 남이가?' 로 이어지는 동질성과 연결된다. 모두가 같아야 하고 모난 돌이 정 맞는 상황에서 나와 다르면 배척하다보니 다양성에 대한 인식은 낮고 획일화된 경쟁을 치른다. 그 와중에 '뭉쳐야 산다' 의 마인드로 학연, 지연, 혈연의 응집성까지 보이며 더더욱 이질적인 것이 들어갈 자리는 없다. 새로운 경험이 없다면 타인의 경험을 빌려 오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것 자체가 안된다. 평등은 좋은 개념이지만 혁신과 다양성에서는 걸림돌이 되어 개인의 역량과 성과를 무시하고 의욕상실을 가져온다. 실력이 높은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 공정이다. 책을 보며 내가 살아 온 문화들을 되집어보고 지금의 문화도 생각해보았다. 과거에 비해 많이 자율적이어지고 다양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경직된 것도 사실이다.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을 수록 자율성과 거리가 멀다는 일반적인 사례를 본다면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결정권자의 오픈 마인드가 좀더 필요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