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이 담고 있는 천하만물의 영역은 인간의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이에 질문한다.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나" 라고. 과학의 결정체인 현대 물리학으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의 이야기는 크게 인간과 시간, 우주에 대한 질문으로 나뉜다. 한 젊은 남자가 양자역학에 대해 질문이 있다며 저자에게 다가왔다. "양자역학으로 보면 돌아가신 할머니가 아직 살아계시다는데 맞나요? " 아인슈타인 이전에 모든 이의 시간은 똑같이 흘렀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은 보편적이지 않고 과거, 현재, 미래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며 그렇기에 할머니의 인생이야기는 영원불멸이다. 이해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단다. 다중 우주론 안에서는 또 다른 내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물리학자도 확답은 하지 못한다. 물리학자는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것만 답한다. 우리가 현재를 다른 순간과 다르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억때문이다. 기억의 선명함과 희미해짐으로 과거와 현재를 구분한다. 객관적인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주관적으로 우리는 각각의 순간을 특별하게 인식한다. 그것이 우리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시간개념이다. 물리학에서 보면 인간은 자유의지로 사는 게 아니라 이미 정해진 룰대로 사는 것처럼 보인다. 미래가 과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이것을 자유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로 보는 문제는 설명하기 어렵다. 인간의 행동은 부분적으로는 예측 가능하지만 온전히 다 예측할 수는 없다.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우주는 마치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팽창하는 우주는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물리학은 알면 알수록 철학처럼 심연에 빠지는 기분이 든다. 물리학과 철학이 학문을 논하다 끝판왕처럼 마지막에 만나 존재에 대해 서로의 주장을 펴는 것 같다. 이 책을 처음 볼 때, 다 알수 없더라도 하나라도 배우고 이해할 수 있으면 성공이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소재들이 재밌었고, 과학적 사고가 어려운 나에게 계속 철학적 질문을 던져주었다. 언젠가 tv에서 유명한 물리학자가 물리학의 관점으로 보면 죽음도 두려운게 아니라고 했던 것이 떠오른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조금은 알것 같다. 어려운 질문과 지식들을 보며 나는 나만의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인간은 하나의 소우주이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나만의 진리이며 그것으로 답을 찾으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