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기
안채윤 지음 / 안김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7년에 초판이 나오고 7년 후, 올해 개정판이 나왔다.
벽초군 벽초읍의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은 2024년에도 이질감 없이 흐른다.

청소년기는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 난것 같다가도 아무 쓸모없는 것 같아 죽고싶어 지는 그런 이상한 시기다. 세상은 '열심히' '최선' 을 노래하지만 그렇게 산다고 딱히 잘 살아 보이지도 않는다. 준경의 부모님만 봐도 그렇다.
사람들은 이런 준경을 중2병이라고 한다. 자살시도 후, 여기저기 상담을 다니지만 어떤 답도 찾을 수는 없다. 뭐든 잘하는 쌍둥이 형 준희는 그런 준경을 이해하지 못한다.
준경은 시골에서 육사를 나와 소위로 임관한 지 얼마 안되어 갑자기 죽어버린 외삼촌을 그리워한다. 그리고 어느 날, 마을에는 명문고 학생의 자살사건도 일어난다. 죽음은 그렇게 준경옆에서 다양한 얼굴로 존재한다.

반면에 준희는 중학생임에도 콘서트 플래너가 되겠다는 뚜렷한 꿈을 가지고 계획을 착실히 세운다. 안젤라 윤을 꼭 만나고 싶다는 열망은 준희를 성장시킨다.
작은 키에 못생긴 얼굴로 연예인을 꿈꾸는 친구 훈이도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늘 진지하다.

사춘기 아니 소년기의 모습들은 다양하면서도 같다. 모두 각각 다른 듯 같은 시간들을 불안불안하게 보낸다. 죽음을 갈구하다가도 미래를 꿈꾸고 사랑에 설레어 하다가도 감당못할 욕정에 스스로도 놀란다.
내 몸과 내 정신이지만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시기에 꿈꾸는 미래가 있다는 건 살아갈 희망이 되기도 하지만 좌절할 빌미가 되기도 한다.

문득, 나도 나의 10대 시절이 떠오른다. 그런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는거겠지.
이들 소년들의 이야기는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도 울림을 줄 것이다. 소년기에 있는 이들에게는 현재 자신의 모습을, 그 시기를 지나간 이들에게는 그리움을 주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