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톨랑의 유령
이우연 지음 / 문예연구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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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톨랑은 프랑스 요리의 이름이다. 그 요리는 프랑스 멧새를 잡아 잔인하게 요리하기에 이 책은 제목에서 부터 슬픔이 느껴진다. 오르톨랑의 유령은 자신의 죽음에 항변하기 위해 떠돌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에는 오르톨랑의 유령만큼이나 슬프고 외로운 이들이 나온다. 살아 있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끝없는 어둠 속에서 외로움과 사투를 벌이는 유령같은 이들이다.

이 책은 1장과 2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장들도 작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은 하나의 내용과 의미를 향해 모이면서도 하나하나 자신을 발산한다.
1장은 세상 모든 외로움의 집합체이고 2장은 유령같은 삶의 진행형이다.
세상의 모든 순간에 끝도 없는 외로움속에서 허우적대는 수많은 인물들이 있다. 작은 글들 하나하나의 주인공들은 세상 모든 외로움과 두려움을 상징한다.

청소도구함에서 자신을 가둔 친구들이라도 기다려야 하는 소녀의 외로움, 살인범이라도 만나고 싶을 만큼의 외로움, 새를 떠나보낸 소년은 절망하고 소년을 떠나보낸 새도 절망한다. 외로워서 죽고 싶었고 함께 하고 싶었지만 결국 혼자인 기장. 바둑의 승리와 패배사이에 느끼는 무력감, 우주에 홀로 떠도는 우주비행사, 못생긴 개 등등
이들은 모두 현재 외롭고 앞으로 외로워질까봐 두렵다. 그래서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는 유령같은 삶을 산다.

이 책은 소설같기도 하고 작가의 감성에세이 같기도 하다. 너무 진한 외로움과 슬픔이 가득해서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나 많은 외로움을 다 찾아냈을까 싶다.
그리고 문득 나의 우울과 외로움도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외로움은 종류가 많다. 모두들 자신이 가진 아픔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에는 수많은 이들이 수많은 종류의 아픔과 외로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둡고 절망적일 수도 있는 책 내용에서 나는 살아갈 이유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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