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딩거의 소녀
마쓰자키 유리 지음, 장재희 옮김 / 빈페이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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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단편소설이 소녀와 디스토피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책 한권에 모여있다. 디스토피아는 유토피아의 반대말이다.
6편의 단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2편이었는데 그 두 편에 나오는 디스토피아는 전체주의 사회로 인간을 존엄한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품으로 보고 있었다.

<예순다섯 데쓰>
일본은 고령화가 된지 오래 되어서인지 75세에 사망하는 영화와 책도 나온 적 있었는데 이 단편도 그런 내용이다.
백신을 미리 맞아두어 65세 전후로 행복호르몬을 느끼며 저절로 죽는 세상이 있다. 노파 무라사키는 죽음을 앞둔 이들이 플라시보와 테라피 등으로 두려움 없이 65세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도록 하는 불법의사다.
그녀는 길거리에서 소녀 사쿠라를 양녀로 데리고 와 자신의 일을 가르쳐주고 재산도 남겨준다. 1년후. 불법시술의사를 잡으려는 자베르 경감을 피해 도망가다 총을 맞아 세상을 떠난다. 사쿠라는 그후로 무라사키의 일을 이어서 한다.

노인들이 오래 사는 것이 디스토피아인지? 원치 않아도 65세면 죽어야 하는 것이 디스토피아인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이 디스토피아는 부유층. 중간계급. 하층민이 극단적으로 갈리고 과거의 에스컬레이터 같은 문명도 전수되지 않았다. 무엇이 잘 사는 것이고 잘 죽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주는 글이었다.

<살 좀 찌면 안되나요>
예순다섯 데쓰가 65세 이상 인구가 필요 없다고 취급 받았다면 이곳의 세상은 비만인을 해고하는 세상이다.
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비만인은 능력과 상관없이 BMI수치가 높을수록 보험료가 높아 기업에서 싫어한다.
국민건강증진당 인 정부는 전국의 비만인 5명 참가자를 정해 다이어트왕 대회를 열고 1등 1명을 선발하고, 진 사람은 모두 죽는 조건을 건다.
그들은 굶겨진 채로 음식의 유혹에 놓여지고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죽임을 당한다. 살찐 것이 죽임을 당해야 할 정도의 죄인가? 인간의 생명이 쓸모와 무쓸모, 경제적 가치로 판단하는 세상이 있다.

나는 최악의 디스토피아는 인간의 존엄을 상실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많다는 것과 비만은 지금도 세상에서 무시받고 홀대당하고 있긴 하다.
그런데 진짜 세상의 이념이 한쪽으로 이상하게 쏠린다면 2차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처럼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죽어야 하는 디스토피아가 생길 수도 있다.

이 책은 흥미로운 상상 소설이지만 인간의 두려움이 담긴 다양한 디스토피아의 세상을 다루어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를 준다. 상상력의 결정체이니 한번 읽어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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