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쁜 책이다. 책 한권이 사람을 한 순간 소녀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보고 알았다. 누구나 어린 시절, 자신이 동화속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란다. 그 동화가 좀더 지나면 유명한 애니메이션이 되고 만찢남, 만찟녀를 꿈꾸며 대사까지 줄줄 욀 수 있는 단계까지 간다. 나는 유달리 동화와 에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소녀였다. 이 책에는 모두 12편의 에니메이션이 나온다. 모두 이름만 들어도 생생한 것들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일본애니가 가장 많고 겨울왕국도 있다. 월트 디즈니의 공주시리즈 보다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철학이 깃든 작품들이 더 많은 것이 좋았다. 이웃집 토토로와 벼랑위의 포뇨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에니메이션이다. 몇번을 봤는지도 모를만큼 많이 봤다. 볼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어른이 되어서도 감동이었다. 화면도 주인공들도 대사도 너무 아름답다. 특히. 이 두 에니메이션에는 착한 사람들만 나온다. 등장인물들의 눈빛은 어찌나 고운지. 토토로에서 "어린 시절에는 나도 보였는데" 가슴 찡하다. 포뇨에서는 "포뇨, 소스케가 좋아. 인간이 될꺼야 " 지금이라도 눈물 날 것 같은 대사들이다. 도라에몽은 어른이 된 나에게도 늘 꿈과 희망을 주었었다. "고민하는 시간에 하나라도 더 해봐" 도라에몽과 함께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자기 미래는 자기가 정하는 거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이름을 빼앗기면 돌아가는 길을 잊게 돼"슬램덩크에서 "나는 1학년 강백호다. 똑똑히 기억해 둬" 모두 에니메이션을 보던 느낌과 주인공들의 분위기와 대사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다시 설렌다. 에니메이션이 아이들만 보는 만화영화가 아니라 어떠한 영화나 책 보다도 더 철학적이고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래서 다시 봐도 좋고 이렇게 명대사들을 읽어 봐도 좋다. 오늘 밤에는 에니메이션 주인공이 되는 꿈을 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