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불신 - 기부금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이보인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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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기부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우리나라도 좀 살만 해지면서 선진국의 기부사례들을 보고 옛날에 도움 받은 만큼 다른 나라도,
우리 이웃도 돕고 사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었다.
근래에 여러 사건들이 터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실 기부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저자는 나눔재단에서 일하지만 책은 기부자의 입장에서 썼다고 한다.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왜 어느 순간부터 기부를 믿지 못하게 되었는 지를 찾고 고쳐서 선진 기부문화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2000년 중반. 자신과 딸이 불치병이라며 12억을 후원받은 어금니아빠 사건이 있었다. 곧이어 새희망씨앗이라는 재단이 횡령을 목적으로 재단을 세우고 연예인과 지점을 앞세우고 돈을 모았다. 이 사건들을 계기로 기부에 대한 불신이 공론화되었다. 이 두 사례는 개인계좌 모금과 횡령이라는 확실한 범죄이다.
그러나 그후 일어난 2010년 우리나라 최대 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단란주점 회식비 사건과 유니세프 총장의 비즈니스석 탑승 논란, 정의기억연대의 모금금액이 위안부할머니들에게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일도 있었다.
이 일들은 사회단체의 업무와 일반인들의 생각하는 기부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에 정점을 찍었다.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운영비는 왜 그리 많이 드는지? 궁금하지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특히나 해외아동결연의 경우, 정보는 더 알 수없다. 빈곤포르노라는 광고로 모집된 기부자들의 기부금은 재단으로 들어가면 기부자가 원치 않는 다른 사업에 쓰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일에 쓰니 걱정말고 기부하라는 말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 또한 단체를 운영하는 운영비가 생각보다 많다. 꼭 필요한 운영비라 할지라도 기부자 입장에서는 내가 낸 기부금이 다른 곳으로 새는 것 같다. 그러느니 직접 전달하고 싶다는 말까지 한다.
2010년 즈음부터 시작된 길거리 모금방식은 효과도 있었지만 영업방식으로 거부감을 낳았다. 그들이 외주를 받아 기부금을 유치할때, 건당 돈을 받는 알바기 때문이다. 2만원 정기기부 유치시 10만원을 받아가니 기부자의 5개월분이 알바생 월급으로 들어가는 거다.

저자는 현재의 상황을 많이 속상해하고 있고 나 역시 이렇게까지 불신을 주는 기부문화의 현실에 안타깝다.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참여하고 복지사각지대를 없앤다는 건 좋은 일이다. 정부에서 다 할 수 없는 일을 민간단체에서 한다는 것도 좋다.
그러나 지금처럼 다수에게 불신을 주는 상황에서 기부문화는 위축되고 복지도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각 단체들이 자신들의 억울함 만 토로할게 아니라 좀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정보를 공개하고 보여주어야 한다. 그저 광고를 하고 길거리 캠페인을 늘여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방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신뢰를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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