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의 세계 - 그라운드 뒤편 협상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은밀하고 짜릿한 이야기
장기영 지음 / 시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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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의 단 1%만이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국가대표가 되어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선수는 0.1% 밖에 되지 않는다. 그 1%, 0.1% 의 확률을 잡을 수 있도록 더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고 협상하는 것이 축구 에이전트의 일이다.
우리는 대개 선수들과 감독. 코치 정도 알지만 축구산업 이면에는 훨씬 더 많은 직업군이 있다.

저자는 런던에 본사를 둔 스텔라 스포츠의 대표로 이곳은 축구 이외에도 1400여명의 선수가 소속된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에이전시다.
축구선수의 경우, 에이전시는 축구선수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한 후, 적당한 구단과 접촉한다. 구단이 필요로 하는 선수, 감독의 전략에 맞는 선수 등을 알아내는 것이다. 구단이 원할 경우, 선수와 계약을 조율하고 입단후에는 선수가 잘 적응하는지, 별 문제가 없는지 관리한다. 연예인들 매니저처럼 선수 컨디션 관리나 광고조율, 연봉협상 등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중간에서 맡는 것이다.
중재자 입장이다 보니 때로는 선수나 부모에게 원망을 듣는 일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다고 한다.

장기용 대표 커리어에 가장 큰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다. 독일 함부르크 유학부터 주선해서 첫번째 유소년 계약을 이끌어 냈고 분데스리가 데뷔전에서 골을 넣어 최연소 득점기록을 세울 때도 함께 했었다. 책에는 당시의 앳된 모습의 사진들도 볼 수 있어 좋았다. 손세이셔널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즈음 레버쿠젠을 거쳐 드디어 EPL의 토트넘으로 이적한다. 토트넘 이적까지의 숨막히는 과정은 흥미진진했다. 그외에도 황희찬. 이청용. 이동경 선수의 해외진출 과정도 나오는데 계약성사과정까지의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해외진출이 아니어도 k리그에서의 계약과 협상도 언제나 치열하기는 한 것 같다. 어디든 모든 계약은 선수의 인생이 달린 문제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오래전 톰크루즈의 제리 맥과이어 라는 영화에서 처음 봤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익숙지 않은 직업이었다. 그래서 에이전트의 세계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실상은 전쟁처럼 치열하고 여론전과 두뇌싸움이 끝없이 이어지는 곳이었다. 사기꾼들도 많고 문제도 많아 피파에서 의무라이센스 시스템이나 에이전트 자격시험을 도입했을 정도다.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겠지만 적성에 맞다면 보람도 큰 직업이다. 선수의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며 성취와 성공을 함께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를 동경하는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에이전트가 되는 과정도 설명해준다. 그런데 책에 이 분의 노하우를 많이 밝혔는데 이래도 다음 협상에 지장이 없을까 싶긴 했다.

많은 우리 선수들이 큰 무대를 경험하고 실력도 쌓아서 그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훌륭한 에이전트들도 많아 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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