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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케이지 ㅣ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번 '혼다 테쓰야'의 <짐승의 성>을 읽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끔찍할 정도의 잔인함과 소름을 느끼게 해줬던 책이였다.
그래서 이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 보고 싶은 맘이 들었다.<내가 좀 센걸 좋아하니까...ㅋ>
<소울 케이스>
책 표지만으로도 끔찍함이 전해온다.
피 묻은 손의 섬뜩함이란 공포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에 저격!!!
그러나 읽다가 알게 된
<소울 케이지>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탄이란 사실을...이런,,,,
1탄인<스트로베리 나이트>는 이책을 읽고 읽는 걸로~^^
왜 제목이 '소울 케이지'일까??
찾아보니 스팅의 앨범 <The Soul Cage>에서 따왔다고 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겪고서 만들었다는데, 앨범에 담긴 감정과 '소울 케이지'의 감정이 완만하게 이어졌다는 감정은 바로 '부성'이다.
이런 섬뜩한 느낌을 주는 표지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부성'의 감정이라...
미시마 타다하루는 공사현장 9층에서 몸을 내던진다.
그에겐 어린 아들만 하나 있다. 이름은 코스케...
생활고와 빚으로 가정도 풍비박살 나고...간혹 아들에게 폭력도 서슴치 않았다.
그리고 미시마 타다하루의 죽음을 목격함과 동시에 묵인한 한 사람. 타카오카 켄이치...
(왜 타다하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켄이치가 묵인하는 이유는 뭘까??)
테마가와 강 강둑에 버려진 차안에서 한 성인 남성의 왼쪽 손목이 발견된다.
이 손목으로 인해 사건의 수사가 시작된다.
DNA 검사 결과 홀로 코스케를 키우며 작은 목공소를 운영했던 '타카오카 켄이치'로 밝혀진다. 신고자는 '미시마 코스케'...
코스케는 타카오카를 부모처럼 따랐고 목공소일도 배우고 있는 터였다.
레이코와 쿠사카는 각자의 방식에서 수사를 하다가 코스케의 연인 미치코의 아버지도 코스케의 아버지와 같은 식으로 죽었다는 공통점을 찾는다.
단, 코스케의 아버지와 미치코의 아버지가 죽은 시기는 다르다.
코스케와 미치코 아버지의 죽음 뒤엔
생활고, 빚, 키노시타 코쿄와 연관.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다 추락사.
그리고 생명보험으로 빚을 청산.
그 보험회사와 시공사가 같다??뭐 이런...
이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키노시타 코쿄...나카야바시 그룹...배후에 움직이는 야마토회 타지마 조직의 존재...여기에 속한 보험금 사기꾼 토베 마키오...
이들의 손은 과연 어디까지 뻗쳐 있는 것일까...
사건을 파헤치면 헤칠 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밝혀지는 사건들이 주는 긴장감이 쏠쏠하다. 또 하나의 절단 된 몸통이 발견 되면서 충격적인 결과가 밝혀진다. 죽은 타카오카 켄이치가 켄이치가 아니라고???...(이건 뭐 파헤칠수록 연관 된 것들이 너무 많잖아?)
<짐승의 성>이 워낙 잔인했던 터라 이책도 표지로 봐서는 같을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소울 케이지>에서 느껴지는 것은 잔인함, 섬뜩함 보단 잔잔한 흐름속에 묵직하게 녹아있는 아버지로서의 애뜻함이랄까...
친아들을 만날 수 없음에 투병 생활을 하는 친아들에게 하지 못하는 것을 코스케에게는 아낌없이 다해주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마음.
아들을 위해서 자기가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고 끝까지 아들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부성애.(안됐다. 안타깝다.)
레이코와 그의 라이벌격(?)인 쿠사카의 팽팽한 신경전도 볼만하다.
직감적인 레이코와 분석적인 쿠사카의 수사방식이 서로를 불만케 한다.
그러면서도 상대의 유능함은 인정하는 두 사람.
주인공인 여형사 레이코는 일명 쭉쭉빵빵 미녀로 통함과 동시에 유능한 형사임에도 다소 존재감이 그리 크진 않다. (음...약해. 조금은 거칠어도 좋겠구만.)
오히려 쿠사카가 더 존재감이 커 보일정도...
거기다 레이코 부하인 '이오카'의 일변단심 레이코만 바라보며, 감질맛나는 사투리로 읽는이의 웃음을 책임질 정도의 그의 행동들이 맛깔스럽다.
허나 사건을 파헤치며 밝혀내는 진행이 다소 느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도 한 게 수사 방법이 집요하게 탐문하고 보고 하는 식...
읽으면서도 언제까지 보고만 할거야?라는 물음이 나오기도 했으니까...
<짐승의 성>에 비하면 약해도 많이 약하다. 피철철, 살인, 잔혹함, 역겨움이 있긴 하지만 극히 일부분...
그러나 섬뜩함과 살인의 묘사는 독자들을 쫄깃하다 못해 역시 '혼다 테쓰야'라고 감탄하게 한다. <짐승의 성>으로 비록 잔혹하고 센걸 바랐지만 결말에서 오는 가슴 아픈 묵직함의 여운은 결코 만만한 게 아니였다. 모성 못지 않은 부성에 가슴 또한 뭉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