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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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KAL기 사건이라하면 KAL 대한항공 858기 김현희 폭파사건 밖에 모른다. 이때 나는 어린 학생이였지만 정말 난리가 아니였던 것과 양쪽에서 부축을 받은채 입에는 하얀 테이프가 붙혀진 상태로 절망적인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비친 김현희의 얼굴이 아직까지도 또렷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런데 KAL 007 사건은 더 어렸던 때라 모를 수 밖에...
이책으로나마 알게 돼서 참으로 다행이고 숙연해진다.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은 그리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정말 허구인지 진실인지를 모를 정도로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현실처럼 느껴진다.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져서 더 그렇게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여하튼 놀라움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1983년, 뉴욕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AL 007여객기가 소련의 미사일을 맞고 격추당하고 만다. 탑승객 269명 전원 사망이라는 대참사와 비행기의 잔애조차 찾을 수 없었다.
왜 007여객기는 경로 이탈을 해서 소련의 영공을 날았던 것일까?
왜 소련은 민항기 표시등을 켜고 있는 007기를 격추 시킨 걸까?
미국은 왜 소련의 영공으로 날아가던 민항기를 보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걸까?
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당췌 왜?왜?왜??를 몇 번이나 했는지... 뭘 감추고 있는 것일까??

당시 우리의 민항기가, 무고한 생명 269명이 전원 사망했는데도 대통령과 정부의 대처는 정말 분노케(정말정말 어이가...ㅠㅠ) 했고 그에 지민이 대통령과 정부에게 퍼붇는 욕설에 한편으론 속도 시원했고 지민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고아원에서 살던 어린 남매 지민, 지현.
동생이 미국으로 입양을 간 후 지민은 지현이를 만난 적이 없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드디어 그리워하고 보고 싶었던 동생 지현이를 만날 수 있게 된 지민. 그런데 무슨 운명의 장난도 아니고 하필이면 소련군에게 격추당한 비행기에 지현이가 타고 있었다니...
분노와 슬픔으로 괴로워 하던 지민은 지현의 복수를 위해 그 당시 민항기를 격추시켰던 조종사 오시포비치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아...힘도 빽도 없는 지민이 어떻게 소련으로 넘어가 오시포비치를 죽일 수 있을까...)

지민의 고난은 험난했고 고통스러웠고 많은 걸 희생하고 참아내면서 복수를 향해 나아가고 그의 힘든 여정 뒤엔 뜻밖의 사람들의 도움과 의문의 문선생이 등장한다.
그로인해 오시포비치에게 더 한발한발 다가가게 된다. (과연 이 문선생은 누구일까?)

처음 이책을 잡았을 땐 어려우면 어쩌나 내심 걱정도 했었다.(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은 좀 어려운 내용이 많았다.) 그러나 초반에 몇 페이지를 읽었구나 싶었는데 웬걸 몇 페이지가 아닌 수십 페이지를 읽고 있었다. 가독성도 짱이고 더군다나 불과 몇십 년전의 역사이야기다보니 몰입은 저절로 되어갔다.
모스크바, 베를린, 소련, KAL 007, 소련 해체, 평양, 김일성, 공산주의...
듣기만 해도 먼가 서늘해지는 느낌이다.
한 번 잡으면 그자리에서 수십 페이지를 읽게 된다. 역시 김진명 작가다.
(거북이랑 친구할 정도로 느려터진 내가 이틀만에 다 읽었다면 말 다한 거임ㅋㅋ)

책을 읽으면서 이런 사건이 정말 일어났었다는 거에 놀라고,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고 왜 80년대에는 그렇게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났었는지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다.

책은 분명 KAL 007기의 숨겨진 뒷 이야기로 흘러간다.
그러나 제목은 왜 예언 일까??
허나 책을 덮고나면 아...이래서 예언인가??라는 생각을 한다.
정말 문선생이란 사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가?...
문선생이 한 말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정말 그렇게 될까??

책을 읽고나면 많은 생각이 들면서 가슴 한켠이 답답해 온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지만 이렇게라도 또 하나의 역사를 알게 돼서 다행이고 한편으론 정치와 권력이란 거에 다시 한 번 무서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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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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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참 슬프겠구나~했다.
그러나 다행인 건 눈물을 흘리며 읽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비록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무나 사랑하는 손자의 이별 이야기이지만 가슴 미어지는 슬픔 보다는 애틋함과 아름다운 감동의 이야기로 담아냈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는 손자의 이름을 남들보다 두 배 더 좋아해서 '노아노아'라고 부른다.
아마도 아들에 대한 미안함이 크기에 손자를 더 예뻐하고 사랑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의 기억속 공간에는 항상 노아노아와 함께 한다.
거기엔 용도 있고 펭귄도 있고 먼저 천국에가신 할머니도 있고 할머니가 좋아했던 히아신스도 있고 아들이 낳아준 노아노아도 있고 등등...
할아버지의 행복이 가득 들어 있는 기억속 공간.
그런데 그 기억속 공간들이 자꾸만 줄어든다.
손자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할아버지는 노아에게 이별의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무척 걱정스러워 하고 두려워하지만 노아는 아는 듯하다.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는 슬프다기 보다는 어딘가 애잔함과 푸근한(?) 사랑이 있다면 아버지와 아들의 주고받는 대화는 여느 못지 않은 아버지의 단호함, 무뚝뚝함이 보여진다. 그래서 더 손자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그래서 더 손자의 손을 놓는 게 두려운 게 아닐까...

이야기 사이사이 들어있는 동화 같은 일러스트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한편으론 동화책을 보는 듯하다.
잔잔하게 다가와 가슴 아련하게 만드는...
다시금 가족을 생각하게 만드는...
특히 할아버지의 기억속 공간에서 할머니랑 나누는 대화는 너무 예뿌고 아름다웠다.
그래서일까 마음이 심쿵하면서 뭉클했다.

나의 가족이나 주변에서는 알츠하이머(치매)로 돌아가신 분은 없다.
그래서 그의 대한 고통은 충분히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티브(뉴스,드라마)로 접해본 바,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더군다나 치매로인해 이별을 준비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가족이든 부모든 죽음의 이별을 준비한다는 것엔 익숙치 않다.
예전 티브에서 우연히 봤던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자기의 삶이 얼마 안남은 여인은 병원에서 약으로만 의지해 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가족을 설득해 죽기전 정말로 자기가 보고 싶었던 것, 해보고 싶었던 것, 먹고 싶었던 것 등을 해보고 싶다고 하고 여행을 떠난다. 비록 여행 도중 죽음을 맞이할망정 오히려 그것이 더 행복한 죽음이라고 했던 그녀의 모습이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고 가족들 또한 그것이 진정 그녀를 위하는 거라 생각하고 기꺼이 웃어주고 행복해 한다.

나역시 이러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어렵겠지??)

'하루하루 이별의 날'
지금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하루하루를 이별을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하니 조금은 슬퍼진다.
책을 덮고도 잔잔한 여운이 참 오래 남는다.

후회없는 삶은 없겠지만 '이만큼이면 잘 살았다' 라고 할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라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아낌없이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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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머트리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3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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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제 3탄 '시머트리'
이 소설엔 7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레이코가 경찰이 되고 경장, 경사, 경위를 거치는 동안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도쿄>-레이코가 순경이 된 시기에 파트너이자 스승이었던 고쿠레 경사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이야기다. 한 학교건물 옥상에서 수영복 차림의 여학생이 떨어졌다. 왕따와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밝히는 사건.

<지나친 정의감>-소년법과 형법 제39조 때문에 처벌을 면한 두 범죄자.
그러나 그들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과연 그들을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오른손으로는 주먹을 날리지 말 것>
약물중독으로 사망한 사건뒤엔 여고생의 원조교제가 있다니...
(여기에선 레이코가 무척 박력 있었음.ㅋ)
흥분한 레이코가 여고생에게 훈계하다 오른 손으로 벽을 !!!!!
하아~마지막 내용에 순간 웃음이...;;;;

<시머트리>-(대칭, 균형)
술을 마시고 운전(열차)을 하다 대형 참사를 일으킨 남자.
그 남자를 찾아서 복수를 하는 범인.
심지어 자신의 가족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 그런데 왜??

<왼쪽만 보았을 때>
마술사가 살해 당한 채 발견.
남겨진 휴대폰...죽으면서 남긴 다잉 메세지.
대체 숫자의 의미는?? 마술사는 죽으면서 어떻게 손도 대지 않고 숫자를 눌렀을까??

<나쁜 열매>
교도소 출소 후 결혼해서 잘 살던 남자.
어느 날 갑자기 남자가 자살을 했다?!
조사한 결과 전직 킬러!!
이 남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레이코 형사 시리즈 제 4탄인 <인비저블 레인>을 위한 복선을 깔아 놓은 거라는데...
다음 시리즈를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편지>
살인을 저지르고 죄값을 치르고 나온다면 그 사람은 용서를 받은 걸까??
살인을 저지른 여직원.(그녀의 살인 동기는 이해감)
범죄자에게도 따뜻한 손길은 얼마든지 변모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 소설은 여러 사건들 속에서 레이코의 각양각색의 매력을 보여준다.
뛰어난 감각과 당찬 카리스마, 여성이라는 점을 견비해 때론 부드럽게...
감에 의지해 사건을 해결하는 건 여전하지만...^^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하며 아픔을 헤아려 주고 때론 따끔히 충고도 해주며 그들의 내면에 가깝게
다가서며 인간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라 할 수 있겠다.
전편에선 레이코의 활약이 좀 미약해서 아쉬웠다면
이 소설에선 사건마다 레이코의 활약이 부각되고 뛰어난 감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뼛속까지
경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


아무래도 단편이다 보니 짧은 스토리속에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빠르다.
사건이 일어난다. 레이코가 수사에 들어간다. 사건 바로 해결...ㅎ
속전속결(?)적인 느낌도 들지만 그렇다고 사건의 흐름들이 시시하지 않다.
충분히 사건 하나하나에 생각을 요하는 내용들이고 약간의 묵직한 느낌도 있다.
단, 레이코의 남자들(?)ㅎ 부하들의 활약이나 존재감은 거의 없다.
그래도 레이코에게 힘이 되어 주는 상사와 깨알 웃음을 주는 부하들이 시리즈 내내 레이코와 함께
훌륭한 형사로서의 모습으로 활약해 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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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를 보여주마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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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같지 않은 소설이라 해야하나...
참으로 이런 기막힌 정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제5공시대, 독재와 민주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참혹한 일들이 많았다. 죄없는 사람을 잡아다가 죄인으로 만들고 없는 죄를 만들어 씌우는가 하면 온갖 혼독하고 잔인한 고문으로 거짓 자백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시대가 과연 민주주의였던 것일까...

공안부 검사 출신의 늙은 변호사 장기국이 실종 됐다.
어둠속에서 알몸으로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장기국의 동영상이 그의 메일함에 올라왔다.
보내온 자의 아이디는 '카론'
(카론-<신곡>에서 '지옥으로 안내하는 사자'로 묘사)
메일의 내용도 먼가 수상하다 여긴 두식은 범죄심리학자 수연과 범인을 쫓는다.
여기에 아주 냉혈하고 재수없는 검사 준혁과 함께 사건을 맞게 되는 동시에 아주 치밀하고 쥐새끼 같은 기자 형진이 이들의 뒤를 쫓는다.
왕싸가지인 준혁은 서에 오자마자 두식과 티격태격하며 제대로 재수없는 짓을 보여준다.

수사는 진전이 없고 헛탕만 치고
범인들의 꽁무늬만 뒤쫓는 꼴...
그러다 연이어 올라온 동영상엔 두 번째 피해자의 '심장 무게달기' 의식을 거행하는 충격적 모습이 보여진다.
장기국과 두 번째 피해자인 백민찬...이들을 죽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식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이유는??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두식의 일행은 사건을 파헤치다가 26년전 '샛별회 사건'을 알게 되고 그로부터 시작된 복수 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그 사건과 죽은 이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두식의 일행은 밝혀 낼 수 있을지...

사건을 해결해 가는 속에 이들의 아픈 역사가 속속들이 드러난다.
두식도, 수연도, 싸가지 없는 검사 준혁도 모두가 아픔을 앉고 살아간다.
두식은 중간중간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로 힘겨워 하고,(하루 벌이로 살아가는 이들의 투쟁에 나섰다가 경찰의 곤봉에 맞아 죽은 아버지)
수연 역시 데모로 인해 쫓기다 싸늘히 죽어간 옛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며,
부모의 죽음으로 친척집을 떠돌며 그들에게 받은 상처를 앉고 살아 온 준혁까지,,

책을 읽어 갈수록 참으로 암담했다.
비록 복수로 사람을 죽이기는 했으나 과연 그들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콕 찝어 말할 수 있겠는가...권력을 이용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죽어 마땅한 저들을 죽인 것인데...
죄없는 내 부모가 저들의 모함에 저들이 처놓은 덫에 걸려 이유도 없이 억울하게 죽어갔다면 과연 나는 어떠 했을까...
나역시 복수를 생각하지 않았을까...(단, 행동으로 옮길수는 없지만)

'샛별회 사건'으로 상처와 고통을 받은 가족들의 심경이야 어찌 모르겠냐마는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경찰들까지도 따돌릴정도로 계획 된 복수의 살인사건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끔찍했으며 과연 이 복수를 통해 그들이 얻는 건 무엇일지도 궁금했다.
진실...진실을 알리려 했던 것일까...
아님 단순한 부모들의 복수??...

이 소설은 우리의 역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딘가에 있을법한 일이기에 더욱 끔찍했고 안타까웠다.
아직까지도 많은 진실들이 침묵 당한채 뭍혀 있을 것인데...
우리의 아픈 역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자 신문에(2017년 6월 13일 화요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 실린 이야기중 문제가 된 기사가 실렸다.
"전두환 회고록 33곳서 5.18 역사 왜곡"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
※헬기 사격은 없었다.
※비무장한 민간인에 대한 학살은 없었다.
※전 전 대통령이 5.18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등 33가지...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지...
아직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그 때의 사건을 기억하고 계실 분들이 있을 진데 어이 이런 왜곡으로 분노케 하는지 참으로 씁쓸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아직도 잘만 살고 있는 그들...(저승에 서라도 꼭 벌을 받길)
그들에 의해 상처 입은 사람들, 남아 있는 사람들의 상처는 누가 치유해 줄것인가...
씁쓸하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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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케이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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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번 '혼다 테쓰야'의 <짐승의 성>을 읽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끔찍할 정도의 잔인함과 소름을 느끼게 해줬던 책이였다.
그래서 이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 보고 싶은 맘이 들었다.<내가 좀 센걸 좋아하니까...ㅋ>

<소울 케이스>
책 표지만으로도 끔찍함이 전해온다.
피 묻은 손의 섬뜩함이란 공포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에 저격!!!
그러나 읽다가 알게 된
<소울 케이지>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탄이란 사실을...이런,,,,
1탄인<스트로베리 나이트>는 이책을 읽고 읽는 걸로~^^

왜 제목이 '소울 케이지'일까??
찾아보니 스팅의 앨범 <The Soul Cage>에서 따왔다고 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겪고서 만들었다는데, 앨범에 담긴 감정과 '소울 케이지'의 감정이 완만하게 이어졌다는 감정은 바로 '부성'이다.
이런 섬뜩한 느낌을 주는 표지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부성'의 감정이라...

미시마 타다하루는 공사현장 9층에서 몸을 내던진다.
그에겐 어린 아들만 하나 있다. 이름은 코스케...
생활고와 빚으로 가정도 풍비박살 나고...간혹 아들에게 폭력도 서슴치 않았다.
그리고 미시마 타다하루의 죽음을 목격함과 동시에 묵인한 한 사람. 타카오카 켄이치...
(왜 타다하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켄이치가 묵인하는 이유는 뭘까??)

테마가와 강 강둑에 버려진 차안에서 한 성인 남성의 왼쪽 손목이 발견된다.
이 손목으로 인해 사건의 수사가 시작된다.
DNA 검사 결과 홀로 코스케를 키우며 작은 목공소를 운영했던 '타카오카 켄이치'로 밝혀진다. 신고자는 '미시마 코스케'...
코스케는 타카오카를 부모처럼 따랐고 목공소일도 배우고 있는 터였다.
레이코와 쿠사카는 각자의 방식에서 수사를 하다가 코스케의 연인 미치코의 아버지도 코스케의 아버지와 같은 식으로 죽었다는 공통점을 찾는다.
단, 코스케의 아버지와 미치코의 아버지가 죽은 시기는 다르다.

코스케와 미치코 아버지의 죽음 뒤엔
생활고, 빚, 키노시타 코쿄와 연관.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다 추락사.
그리고 생명보험으로 빚을 청산.
그 보험회사와 시공사가 같다??뭐 이런...
이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키노시타 코쿄...나카야바시 그룹...배후에 움직이는 야마토회 타지마 조직의 존재...여기에 속한 보험금 사기꾼 토베 마키오...
이들의 손은 과연 어디까지 뻗쳐 있는 것일까...

사건을 파헤치면 헤칠 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밝혀지는 사건들이 주는 긴장감이 쏠쏠하다. 또 하나의 절단 된 몸통이 발견 되면서 충격적인 결과가 밝혀진다. 죽은 타카오카 켄이치가 켄이치가 아니라고???...(이건 뭐 파헤칠수록 연관 된 것들이 너무 많잖아?)

<짐승의 성>이 워낙 잔인했던 터라 이책도 표지로 봐서는 같을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소울 케이지>에서 느껴지는 것은 잔인함, 섬뜩함 보단 잔잔한 흐름속에 묵직하게 녹아있는 아버지로서의 애뜻함이랄까...
친아들을 만날 수 없음에 투병 생활을 하는 친아들에게 하지 못하는 것을 코스케에게는 아낌없이 다해주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마음.
아들을 위해서 자기가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고 끝까지 아들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부성애.(안됐다. 안타깝다.)

레이코와 그의 라이벌격(?)인 쿠사카의 팽팽한 신경전도 볼만하다.
직감적인 레이코와 분석적인 쿠사카의 수사방식이 서로를 불만케 한다.
그러면서도 상대의 유능함은 인정하는 두 사람.
주인공인 여형사 레이코는 일명 쭉쭉빵빵 미녀로 통함과 동시에 유능한 형사임에도 다소 존재감이 그리 크진 않다. (음...약해. 조금은 거칠어도 좋겠구만.)
오히려 쿠사카가 더 존재감이 커 보일정도...
거기다 레이코 부하인 '이오카'의 일변단심 레이코만 바라보며, 감질맛나는 사투리로 읽는이의 웃음을 책임질 정도의 그의 행동들이 맛깔스럽다.

허나 사건을 파헤치며 밝혀내는 진행이 다소 느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도 한 게 수사 방법이 집요하게 탐문하고 보고 하는 식...
읽으면서도 언제까지 보고만 할거야?라는 물음이 나오기도 했으니까...

<짐승의 성>에 비하면 약해도 많이 약하다. 피철철, 살인, 잔혹함, 역겨움이 있긴 하지만 극히 일부분...
그러나 섬뜩함과 살인의 묘사는 독자들을 쫄깃하다 못해 역시 '혼다 테쓰야'라고 감탄하게 한다. <짐승의 성>으로 비록 잔혹하고 센걸 바랐지만 결말에서 오는 가슴 아픈 묵직함의 여운은 결코 만만한 게 아니였다. 모성 못지 않은 부성에 가슴 또한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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