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코뿔소를 보여주마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4월
평점 :
소설같지 않은 소설이라 해야하나...
참으로 이런 기막힌 정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제5공시대, 독재와 민주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참혹한 일들이 많았다. 죄없는 사람을 잡아다가 죄인으로 만들고 없는 죄를 만들어 씌우는가 하면 온갖 혼독하고 잔인한 고문으로 거짓 자백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시대가 과연 민주주의였던 것일까...
공안부 검사 출신의 늙은 변호사 장기국이 실종 됐다.
어둠속에서 알몸으로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장기국의 동영상이 그의 메일함에 올라왔다.
보내온 자의 아이디는 '카론'
(카론-<신곡>에서 '지옥으로 안내하는 사자'로 묘사)
메일의 내용도 먼가 수상하다 여긴 두식은 범죄심리학자 수연과 범인을 쫓는다.
여기에 아주 냉혈하고 재수없는 검사 준혁과 함께 사건을 맞게 되는 동시에 아주 치밀하고 쥐새끼 같은 기자 형진이 이들의 뒤를 쫓는다.
왕싸가지인 준혁은 서에 오자마자 두식과 티격태격하며 제대로 재수없는 짓을 보여준다.
수사는 진전이 없고 헛탕만 치고
범인들의 꽁무늬만 뒤쫓는 꼴...
그러다 연이어 올라온 동영상엔 두 번째 피해자의 '심장 무게달기' 의식을 거행하는 충격적 모습이 보여진다.
장기국과 두 번째 피해자인 백민찬...이들을 죽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식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이유는??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두식의 일행은 사건을 파헤치다가 26년전 '샛별회 사건'을 알게 되고 그로부터 시작된 복수 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그 사건과 죽은 이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두식의 일행은 밝혀 낼 수 있을지...
사건을 해결해 가는 속에 이들의 아픈 역사가 속속들이 드러난다.
두식도, 수연도, 싸가지 없는 검사 준혁도 모두가 아픔을 앉고 살아간다.
두식은 중간중간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로 힘겨워 하고,(하루 벌이로 살아가는 이들의 투쟁에 나섰다가 경찰의 곤봉에 맞아 죽은 아버지)
수연 역시 데모로 인해 쫓기다 싸늘히 죽어간 옛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며,
부모의 죽음으로 친척집을 떠돌며 그들에게 받은 상처를 앉고 살아 온 준혁까지,,
책을 읽어 갈수록 참으로 암담했다.
비록 복수로 사람을 죽이기는 했으나 과연 그들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콕 찝어 말할 수 있겠는가...권력을 이용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죽어 마땅한 저들을 죽인 것인데...
죄없는 내 부모가 저들의 모함에 저들이 처놓은 덫에 걸려 이유도 없이 억울하게 죽어갔다면 과연 나는 어떠 했을까...
나역시 복수를 생각하지 않았을까...(단, 행동으로 옮길수는 없지만)
'샛별회 사건'으로 상처와 고통을 받은 가족들의 심경이야 어찌 모르겠냐마는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경찰들까지도 따돌릴정도로 계획 된 복수의 살인사건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끔찍했으며 과연 이 복수를 통해 그들이 얻는 건 무엇일지도 궁금했다.
진실...진실을 알리려 했던 것일까...
아님 단순한 부모들의 복수??...
이 소설은 우리의 역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딘가에 있을법한 일이기에 더욱 끔찍했고 안타까웠다.
아직까지도 많은 진실들이 침묵 당한채 뭍혀 있을 것인데...
우리의 아픈 역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자 신문에(2017년 6월 13일 화요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 실린 이야기중 문제가 된 기사가 실렸다.
"전두환 회고록 33곳서 5.18 역사 왜곡"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
※헬기 사격은 없었다.
※비무장한 민간인에 대한 학살은 없었다.
※전 전 대통령이 5.18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등 33가지...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지...
아직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그 때의 사건을 기억하고 계실 분들이 있을 진데 어이 이런 왜곡으로 분노케 하는지 참으로 씁쓸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아직도 잘만 살고 있는 그들...(저승에 서라도 꼭 벌을 받길)
그들에 의해 상처 입은 사람들, 남아 있는 사람들의 상처는 누가 치유해 줄것인가...
씁쓸하고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