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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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88올림픽이 열린 해에 태어난 김지혜.
그녀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유언으로 김추봉으로 살아야 했던 운명을 어머니의 목숨건 투쟁으로 김지혜라는 이름으로 탄생 한다. 그런데 김지혜가 그 때는 그렇게 흔하디 흔한 이름이었다니...
심지어 중학교에 갔을 때 같은 반에 김지혜라는 이름이 무려 다섯 명까지도 있었더랬다.

그래도 난 김지혜의 이쁜 이름이 부럽다. 다섯 명이면 어떠하랴... 이름을 말했을 때 어머 이름 이뿌네요~라면 그 보다 좋은 게 어딨다고...
나는 누가 불러도 쉽게 부르지도 못하고 한번에 알아 듣지도 못할 뿐더러 심지어 전화로 이름을 알려 줄 때는 무슨 자에 받침은 똥그라미구요~라는 식으로 다 알려 줘야 했다. 어쨌든 나는 무슨자에 받침은 머구요~라고 알려주며 아직까지 그대로 쓰고 있다. 대신 나의 딸에겐 단 하나 밖에 없는 예쁜 한글 이름을 지어 줌으로서 대리 만족을 느껴야 했다.ㅋ

암튼 이상하고 불러지기 싫을 정도의 이름만 아니면 다섯 명이어도 좋고 열 명이어도 난 좋겠다.ㅎㅎ

흔하디 흔한 이름의 김지혜는 현재 서른의 나이로 비정규직 인턴으로 매일 복사기를 돌리고 의자를 까는 일을 반복한다. 정규직이 되길 바라고 오층짜리 빌라의 오층에서 살길 바라며 다가오는 월세의 압박과 인생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불안을 맥주의 한 모금에 섞어 삼켜 버린다.

이규옥이라는(이름만 보면 여자라 느끼겠지만) 이름의 곰같이 생긴 남자 인턴이 들어오고 그로인해 무료 강좌(허울뿐인 무료 강좌)를 듣게 되면서 고무인, 남은주(일명 남은)을 알게 되고 자연스레 이들은 어울리게 된다.(참 이들의 이름도 남같진 않네ㅋ)

고무인, 남은, 김지혜 이들은 사회의 약자들이며 부당한 대우에도 감히 반격할 용기 조차 없는 이들이다.

"억울함에 대해 뒷 얘기만 하지 말고 뭐라도 해야죠. 내가 말하는 전복은 그런 겁니다. 내가 세상 전체를 못 바꾸더라도, 작은 부당함 하나에 일침을 놓을 수는 있다고 믿는 것. 그런 가치의 전복이요." - 68p

이들은 약자를 악랄한 사기술로 착취하는 구조적 모순에 경범죄로 보기엔 약하고 명예훼손이라 칭하기엔 너무 짧고 애매한 장난스런 반격을 매주 벌인다. 왠지 재밌으면서도 통쾌하기도 한 어쩜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ㅋㅋ

"그래서 이젠 편안해지고 싶은 것뿐이에요. 꿈 같은 거, 하고 싶은 거 따위 생각할 필요 없이 남한테 치이지나 말고 하루하루 편안하게 살아 보고 싶어요. 치열하게 살라는 말. 치열한 거 지겨워요. 치열하게 살았어요. 그런데도 이 나이가 되도록 이래요. 그러면 이제 좀 그만 치열해도 되잖아요." -169p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김지혜의 말처럼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사십이 되어도 오십이 되어도 심지어 정년퇴직을 해서도 치열하지 않으면 남은 평생을 편히 살기엔 불안한 세상이지 않은가...내가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는 한...

대기업이라는 큰 벽앞에선 이들의 존재는 너무나도 미미하고 작다. 거의 없는 사람이나 마찮가지였다. 늘 소리치고 있는데도 없는 사람 취급, 인생과 게임에서 지면 없는 사람 취급이다. 가슴이 아팠다. 용써봐야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는 게...

책을 읽다 보면 이들의 작은 반란이 시작 되고 나름 통쾌함을 느끼면서 앞으로의 더 큰 반란을 기대했는데 기대는 거까지...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이들의 반란이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지만 용기를 냈다는 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금의 나야 결혼을 하면서 전업주부로 살고 있지만 지금처럼 경기도 안좋고 취업도 하기 어려운 때에 매일매일 출근 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는 건 복이 아닐까라고 나름 생각해본다. 물론 좋아서든 아니든 간에 내 자리가 있다는 건 큰 위안이 아닐까...
어쨌든 이시대의 김지혜 씨처럼 치열하게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내라는 응원과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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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조디 피코 지음, 이지민 옮김, 한정우 감수 / SISO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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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쌍둥이 별>이란 제목으로 읽었던 책이다. 그런데 <마이 시스터즈 키퍼>가 새로운 번역, 당시 부족했던 의학적 사실 검증을 거쳐 새로 출간된 소식을 듣고 다시금 읽고 싶었다. 그 때 읽을 때는 감정이 먼저 앞서는 바람에 씩씩거리며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읽으니 사라의 입장, 안나의 입장 모두를 번갈아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제 몸을 지키의 위해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이렇게까지 할 수 밖에 없었던 안나의 심정은 얼마나 무겁고 고통스러웠을까...이 문장엔 엄마와 아빠, 안나의 모든 의미가 압축되어 있는 듯하다.

백혈병에 걸린 언니를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안나... 태어나자마자 언니에게 제대혈을 제공하는 한편 수년동안 백혈구, 줄기세포, 골수가 필요할 때마다 제공해야 했다. 그렇게 안나는 열 세살이 되었고, 이젠 자신의 신체에 대한 권리를 찾기 위해 켐벨 변호사를 찾아간다.

안나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태어난 아이다. 언니의 맞춤형으로 낳은 아이...

안나는 임신한 9개월까지 이름조차 없었던 아이다. 안나의 엄마 사라는 이 아이를 구체적으로 생각한 적도 없다. 그저 아픈 딸을 위해 이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의 관점에서만 생각했다. 대부분 부모들이 임신을 하게 되면 아들일까? 딸일까? 를 생각하고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 를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안나는 엄마의 뱃속에서도 이름을 가질 수 없던 아이였다. 그렇게 사랑보다는 하나의 목적에 불과 했었다.

안나의 언니 케이트는 두 살 때 급성전골수세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안나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 케이트에게 안나는 동종이계 기증자이며 모든 것이 완벽히 맞는 자매다. 케이트가 병원에 입원할 때면 안나 역시 병원 신세를 면할 수 없었다.

케이트로 인해 부모의 관심 밖이 돼버린 제시는 공허한 마음을 달래려 했던 것일까? 항상 말썽을 일으킨다. 도둑질을 하고 불을 지르고 오로지 그것만이 자신을 봐줄거란 듯이...

내 자식이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면 어느 부모가 손을 놓고 있겠는가. 뭐든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자식을 살리고픈 게 부모이다. 사라와 브라이언에겐 케이트만이 자식인냥 온 신경과 모든 것이 케이트에게 집중되어 있다. 당연 병에 걸렸으니 온 관심이 케이트에게만 쏠리는 건 당연하다. 알지만서도 그외 자식이 받을 상처는 누가 책임 질것인가...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안나가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자기의 신체를 찾을 권리를 위해서!!!!! 그것도 열 세살 아이가!!!!!!
자신이 더이상 기증을 하지 않으면 언니가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안나도 안다. 하지만 이제는 그만하고 싶은 게 안나의 마음이다. 사라는 안나에게 배신이라도 당한 듯 기막혀 하면서도 안나를 설득하려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안나가 왜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는지는 안중에도 없다.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안나를 다그칠 뿐이다. 나라도, 내가 사라였어도 그랬을까? 저렇게 밖에 말을 못했을까?...
하지만 브라이언은 충분히 안나의 입장을 이해하지 않았던가...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케이트(본인은 얼마나 힘겨웠을까. 동생이 있기에 자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살아간다는 건 참으로 고통스러우면서도 동생에게 미안한 삶일 것이다.)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사고만 치는 제시(제시 역시 동생들을 사랑한다. 사고를 치면서도 한편으론 동생들을 생각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다. 자기도 케이트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하지만 안되는 것에 마음 아파하고 안나의 소송을 나무라 하는 것보다 안나를 위해 용기도 준다.)

비록 부모님을 고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모님을 사랑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엄마를 보며 가슴 아파하는 안나...

안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며 안나를 위해 다독여 주고 아무리 자식이라도 부모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란 걸 상기 시켜주는 브라이언.

이런 위기 속에서도 이들의 가족 사랑은 충분히 빛났다. 서로를 헐뜯으며 죽일 듯 달려드는 게 아닌 싸우면서도 서로가 다치기를 원하지 않는...
결국 소송을 통해 무엇이 진정 원하는 것인지를 알아가고 가족의 사랑을 다시금 느끼는 이들이 아름다웠고 고마웠다. 실로 이러하지 않았다면 벌써 원수지간이 되고도 남았어야하는데 말이다.

비록 사라와 브라이언의 케이트를 위한 맞춤형 아기를 낳은 결정도 부모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나 내가 만약 사라 입장이였다면 나는 안나를 낳지 않았을 것이다. 안나는 케이트가 아프지만 않았으면 세상에 나오지 않을 아이였으니까...

결말에 다다랐을 땐 헉! 이건 머지!!!! 내가 잘못 읽은 건가??? 를 몇 번이나 되풀이해야 했다. 세상에 이건 반전이 아니다. 이런 반전이 어딨냐구!!!!
난 왜 전의 책을 읽었음에도 결말의 기억이 안나는 거지! 그 때도 너무 충격적이여서 잊어버린 걸까? 책을 덮고 별 소릴 다 지껼였다.

읽는 동안도 그나마 전에 읽었을 때보다는 차분하게 읽어 갔지만 착찹한 마음과 사라의 케이트만을 향한 맹목적인 사랑을 이해도 하면서 화도 내면서 과연 나라면? 이란 질문을 던지기도 했고 어린 나이에 홀로 사랑하는 부모를 고소하며까지 자신의 권리를 찾고자 고군분투하던 안나가 불쌍하면서 한편으론 대견 하기도 했지만 안쓰러워 마음이 무거웠다. 나 역시 어느 누구의 편을 들어 누구의 결정이 옳다고는 말을 할 수가 없다. 단지 안나의 부모 와 안나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 뿐...

처음 읽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감정으로 읽게 됐다. 어느 누구도 어느것이 옳고 나뿌다고 말 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나라면 어땠을까?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를 많이 생각케 했던 책이다. 가족이란 무엇인지,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내 존재가 얼마만큼인지도 생각해보게 됐던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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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2
켄 키지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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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에서 11월에 읽을 번외책으로 읽게 된 책인데 이렇게라도 해서 고전을 읽게 돼서 감사할 따름이다.ㅎ

고전은 쉽게 안읽히는 게 흠인데 이건 다행이 잘 읽히고 재미도 있다. 고전 특유의 문체가 아니라서 그런지 쉽게 읽혀서 너무너무 다행이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정신병동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인디언 추장의 아들 브롬든의 시선으로 전개 된다. 브롬든은 이 병동에서 가장 오래 머문 사람으로 귀머거리인 척, 벙어리인 척하며 살아긴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투명인간 대하듯 하기에 누구보다 자유로이 병원의 시스템과 사건을 관찰하고 파악하는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건장하고 호탕한 성격의 좀 시끄럽기까지 한 맥머피라는 사내가 등장한다.

정신병원의 수장인 수간호사 랫치드.
수간호사는 이 병원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원할하게 돌아가는 정밀한 기계처럼 운영되지 않으면 참지 못하는 성격인데다, 병동 내부는 그녀가 정한 규칙에 따라 거의 완벽하게 조정되어 움직인다.

하지만 병원의 규칙따의는 맥머피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맥머피가 온 후로 병동은 잦은 소음이 발생하고 근근히 수간호사에게 맞서는 일이 발생한다. 이상함을 감지한 맥머피가 가만있을 수는 없다. 그는 그런 성격이었다. 자유분방하고 자기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그런 사람... 엄청난 거구의 맥머피에게 대들 사람도 없거니와 맥머피가 병동 사람들을 위해 수간호사와 대적하는데 어느누가 그에게 반기를 들겠는가...

적막하고 고요한, 활기란 전혀 느낄 수 없는 병원엔 여러 형태의 정신병자들이 아무런 감정도 없이 하루하루를 수간호사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 억압당하고 있다. 맥머피는 사람들의 행동과 수간호사의 말이라면 반항이나 맞서는 사람이 없는 것과 혹 수간호사에 맞설경우 어딘가로 끌려가 반 죽은 시체처럼 정신을 잃고 오는 사람들을 목격함으로서 병원이 수간호사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느낀다.

만약 반항이나 수간호사에 맞서면 쇼크 숍(<EST기계-전기 충격 치료의 은어> 마취제, 전기의자, 고문대의 역할을 하는 장치)이라는 고문을 받기 때문...
이게 고문이지 치료라고??
맥머피는 여긴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치료랍시고 전기 충격을 가하고 심지어는 뇌 전두엽 절제수술로 환자들을 식물인간으로 만든다는 것임을 알고 격분한다.

병동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요구하고 그들이 수간호사로부터 억압과 힘없이 당하는 것을 바로 잡으려 애쓰지만 이미 병동 사람들은 오랫동안 수간호사의 지시와 억압으로 길들여진 상태라 쉽지가 않다. 하지만 맥머피가 수간호사를 공격할 때면 무서워 하면서도 은근히 호기심을 보이는 그들.

이례적인 일인 것이다.
어느 누구도 이 병동에서 맥머피처럼 자유분방하게 자기 멋대로 온전히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보여준 이는 없었다. 브롬든은 서서히 맥머피의 영향을 받게 되고 조금씩 변화 한다.

이 책의 묘미는 물론 브롬든의 시선으로 병원내의 곳곳의 이야기를 아주 잘 풀어주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간호사와 맥머피의 대결이라 볼 수 있겠다. 아주 교묘한 방법으로 환자들을 학대하고 세간에 시끄러움 없이 병동 사람들을 억압하며 권력을 행하는 수간호사와 자기 방식으로 시끄러우면서 과격스럽게 수간호사의 권력에 맞서는 맥머피의 대결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흥미로우면서 재미를 쏠쏠히 안겨준다.

항상 제멋대로이고 쓸때없이 과격하고 통제 불능에 사고뭉치 맥머피이지만 그가 병동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그들의 가치를 위해 스스로 발벗고 나서는 인간미는 맥머피! 넌 멋진 놈이야!하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맥머피와 브롬든이 끝까지 함께하지 못함에 가슴이 아팠지만 브롬든은 물론 병동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 또한 앞날에 힘찬 기운이 찾아 오길 깊이 바라본다.

고전을 이렇게 재밌게 술술 읽게 되리란 생각도 못했었다. 아무래도 고전은 읽기에 부담도 가고 쉬이 읽기에는 좀 어려운 책인데 <뻐꾸기...>이 책은 두께도 꽤나 있는데도 난 재미도 느낄 수 있었고 막힘 없이 읽어갔다. 그래서 다음으로 도전할 고전 두 개를 골라 놨는데 과연 어떨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뻐꾸기 ...>만큼만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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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장의 재판 -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케이스릴러
박은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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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로 만난 케이 스릴러 <청계산장의 재판>.
케이 시리즈는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게 마음에 든다. 그래서 더 빠뜨리지 않고 읽게 되는 것 같다. 당연 재미도 보장하니까...

책은 우리가 잘아는 흔히 들어봤을 난 가보진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 유명하다면 유명한 청계산이 배경이다. 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지명이 들어가기만 해도 어느정도는 호기심을 보인다.

청계산 기슭의 한 산장.
창문엔 셔터를 치고, 철문을 달고, 건물 안팎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달아놓은 것이 필시 요새와도 같다. J그룹의 조성주는 이곳에서 가면파티를 연다. 선택된 자만이 초대된 가면파티의 남자는 대부분은 최상위의 부와 지위를 갖춘 자들이다. 상류층을 위한 고급 파티장, 철저히 비밀이 유지되는 곳. 상당한 일탈이 가능한 장소. 마약과 섹스, 도박이 난무했고, 돈 많은 자들의 음란하고 퇴페적인 파티다.

조성주의 초대로 산장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가면을 썼기에 서로를 알아볼 수도 없고 심지어 서빙을 하는 사람들까지도 가면을 썼다. 한창 파티가 무르익어가던 때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고 초대받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인질이 되고 만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인질 중엔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딸도 있고, 청와대 경찰 출신, 재벌총수의 아들 그 외에도 돈이라면 지지 않는 자의 자녀들이다. 돈 때문이라면 이 중 한두 명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 수십 명씩을 인질로 잡았다면 필시 돈 때문은 아닐거란 것...
그럼 인질범이 원하는 게 무엇 일까...

이거이거 내용이 어디 뉴스에서 접해본 것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꼭 있을법한 사건이 아닌가...인질이란 명목아래 복수할 대상을 걸러내는 인질극은 왜?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서서히 밝혀지는 마지막 인질들의 경악스럽고 추악한 추태가 드러나게 된다. 해서는 안될, 있어서도 안되는 짓을 정계인사들의 자녀라는 이유로 묻히고 무고한 사람이 대신 벌을 받고 그렇게 계속 뒤를 봐주는 부모들과 그 자녀들이 죽을만큼 미웠고 욕이 나왔다. 이 또한 우리 사회와 뭐가 다르단 말인가...

인질범이 왜 인질극을 벌였는지를 알게 됐을 땐 나는 인질범을 욕할 수 없었다. 물론 잘못된 방식이고 인질범이 잘했다는 건 아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격... 하지만 충분히 이해가 갔다. 죽어마땅한 인간들이 벌도 받지 않은 채 버젓이 살아가는 모습을 봤을 때,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책은 사건이 밝혀짐으로써 흥미를 더해갔고 궁금증에 덮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 않고 읽어야 인질범을 파악할 수 있다.(나는 앞쪽과 뒷쪽을 오가며 다시 살피고 다시 읽고 했다는...얘가 걘가??)
스릴러란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점점 갈수록 스릴을 맛보게 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내 머릿속에서는 청계산장이 그려지고 파티의 행각이, 인질극들이, 경찰들의 대대적인 인질 구출작전들이 저절로 그려지더란다. 읽는 것만으로 이렇게 상상이 가는데 영화화된다는 게 어쩜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읽은 케이 스릴러는 실망한적이 없다. 앞으로 나 올 케이 스릴러도 무척 궁금해지고 빨리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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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사냥꾼 케이스릴러
김용태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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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릴러 네 번째 책인 <운석 사냥꾼>
앞전 <시스터><D클럽과 ...><치정>을 너무 재밌게 읽었던 터라 네 번째 책도 당연 읽어 줘야 마땅치 안겠는가!!...
이젠 믿고 보는 케이 스릴러가 됐을 정도!

‘운석이 떨어지던 날, 내 딸이 실종됐다.’

어느 날, 구와마을에 운석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마을은 운석을 찾으려는 사냥꾼들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희령의 고향이지만 평생을 잊고 싶어 했던 마을이기도 한 구와마을에 희령과 면수는 몇 달전에 귀향한 부부다. 전직 기자 출신인 남편이 회사를 실직하자 생활은 더 힘들어지고 결국 결정한 것이 부모님이 살았던 고향으로 귀향 하는 것. 죽기 보다 싫었던 귀향. 죽어서도 오기 싫었던 고향. 대체 왜 희령은 고향을 이렇게 싫어 하는 걸까...

그런 마을에 운석이 떨어 졌다. 그런데 운석이 떨어지던 날, 희령의 어린 딸마져 사라 졌다. 방에서 자고 있을거라 생각 했던 딸이 사라진 것이다.

파출소에 신고를 했지만 단순 실종 신고로 마무리 지으려는 경찰의 태도에 화가 난 희령과 면수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딸을 찾기 시작한다.
면수는 전직 후배의 도움으로 딸의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토대로 행방을 쫓다가 마지막 위치가 저수지였음을 알아낸다. 그러나 저수지에서 발견된 것은 딸이 아닌 딸의 휴대폰. 면수는 딸이 납치 됐을거라 확신하고 마을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마을 교회의 장로인 전장로(전종만), 전장로 주변 인물 최집사, 이권사, 황상태, 약초꾼, 전직 형사였던 조광진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그런 면수 앞에 서서히 드러 나는 것은 딸의 행방이 아닌 전장로와 그 주변 인물들의 의심스런 행동과 16년 전 신천일교도 방화사건, 그 사건과 희령의 관계에 연관이 있음이 드러나고 면수는 더욱 희령의 과거를 쫓기 시작한다.

딸을 찾기 위해 잊고 싶던 과거속을 더듬어야하는 희령...
자신의 과거를 자꾸 숨기며 피하려는 희령의 행동에 의문을 가지는 면수...
온 마을 사람들을 자기 손아귀에서 휘드르는 전장로...
평범하지만 않은 마을과 마을 사람들...

책은 처음부터 흥미와 재미를 선사하신다.
도입부 몇 장을 읽으면 오~재밌어!재밌어!하는 책과, 아~이건 좀...이라고 아쉬움이 드는 책이 있다. 그런데 케이 스릴러가 바로 오~재밌어!하는 책이다. 앞전의 책들도 다 마찮가지... 케이 스릴러라 그런지 뭔가 한국적인 분위기(?)라고 해야하나? 암튼 그래서 믿고 보는 K스릴러가 됐다. 이번 다섯 번째 책 역시 기대에 부응하길 바라며...ㅎ

얼마전에 <휴거 1992>를 읽었을 때 이단과 사이비의 행각에 소름이 끼쳤는데...
이 책 또한 교회의 장로라는 인간의 만행은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을 만큼 분통이 터졌다. 대체 이런 인간이 장로라니! 악의 가면을 쓴 인간이다. 사이코패스들의 특징이 가정 폭력, 학대등 속에서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은 아이들의 불안정한 심리로 되는 경향이 많은 것처럼 전장로 역시 어릴적 트라우마가 있기는 하지만 이건 뭐 죄책감과 감정이라곤 전혀 못느끼는 인간 말종인데다 지가 무슨 신이라도 되는 거마냥 말씀을 전한다느니...꼭 지옥에서 서서히 불타 죽길...아니, 지옥에 가는 것도 아까운 인간인가...

돈이라면 물불 안가리는 인간들의 탐욕. 넘칠만큼 돈이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돈에 혈안이 되어 추악이란 추악을 다 드러내는 어리석은 인간들의 면모에 징글징글 했고 그 추악한 어른들의 희생양이 되어야만 하는 어린애들이 불쌍했다.

책은 결말로 갈수록 더욱 책 넘김이 빨라진다.
과연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당연 짐작은 가지만 그 과정이 제법 스릴있다.
그러다 헉!하고 허를 찌르는 이의 등장.(아~이건 정말 예상 못 했던 반전인데!!)

한마디로 재밌다. 역시 케이스릴러다.
가독성, 흥미, 구성, 배경이 모두 잘 어우러져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난 역시 이런 스릴러물이 제격이라니깐...
물론 여러 장르를 읽으면 더 좋겠지만 내가 읽고 재미와 행복을 느꼈다면 그걸로 된 것이 아닌가...

다섯 번째 케이여 어서 오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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