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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일본환상문학선집 1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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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이번에 손안의 책에서 나온 에도가와 란포의 <일본환상문학선집 01>입니다.
'에도가라 란포' 작가는 들어는 봤지만 책은 단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습니다.
보아하니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 대가라 불리울 정도로 추리소설만큼이나 매혹적이며 환상적인 문학선집들을 많이 썼다고 알려져 있더군요.

추리소설만을 고집하는(?)저로서도 이번에야말로 '에도가와 란포'를 읽어보자 해서 읽게 된 책인데 제가 살짝 착각(?)를 한 면이 있더랍니다. 추리소설의 대가라 해서 추리소설이라 착각한 것인데 <일본환상문학선집>이란 글귀를 왜 제대로 못 봤을까요~^^;;;
추리소설의 대가라는 말에 아무것도 안보였단 것이지요~하하하하

이 책에 담긴 여섯 편의 단편들은 그의 환상문학 중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작가 스스로도 최고라 손꼽은 여섯 편의 환상문학이라 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저는 SF나 환타지 머 이런 장르는 저랑 안맞아 거의 안 읽는 편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이게 환상문학이라는 겁니다. 환상...흠흠...

처음 편으로 서술되는 <압화와 여행하는 남자>는 실로 도입부부터 그리 쉽게 넘어가진 않았습니다. 대체 무슨 이야기인지를 감을 잡지 못하겠더군요. 그렇다구 포기할 수도 없고 천천히 읽어 갔지요. 중간부부턴가(?)슬슬 감이 오더란말입니다. 이게 이게 정말 얼토당토않는 환상이야기더라구요. 읽으면서 내내 헛웃음을 지어가며 세상에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며 주절주절하며 읽어갔습니다.

압화 속 여인에게 반한 남자가 결국 그 압화 속 여인에게로 갑니다.(어떻게 액자 속으로 사람이 들어가냐구요~) 압화 속에 있으면서도 그 남자는 살아있더라는 말입니다. 반한 그녀는 늙지 않고 예쁜 모습 그대로인데(당연 그녀는 그림 속의 여인이니까) 그 남자는 시간이 흐를 수록 나이를 먹어서 늙더란 말이죠. 그래서 그 남자는 괴로워 합니다. 어쨌거나 그 압화 속 남자가 자기 형이라며 형은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하고 있어서 행복할 거 라며 그 액자를 들고 여행하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읽고나면?? 모르겠어요, 저는 진이 빠지더랍니다.
압화-조형예술의 일종으로 꽃과 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

한 남자(히토미)가 자신과 똑 닮은(고모다), 그들을 아는 사람들은 쌍둥이라 불릴 정도로 똑 닮은 남자가 자신과 똑 닮은 남자(고모다)로 변신해서 평소 자신이 꿈꾸어 오던 환상세계를 만듭니다. 그 닮은 남자(고모다)는 가난한 자신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부를 가진 사람이였지요. 그 남자(고모다)가 간질로 죽자 이 남자(히토미)는 무덤에서 살아 나온 것 처럼 꾸며 고모다 집안으로 무사히 들어갑니다. 그 후 그 집안의 재산을 야금야금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쏟아 붙습니다. 어쨌거나 고모다가 된 히토미는 꿈을 이루고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는데 성공하는 <파노라마 섬 기담>
그런데 남을 사칭해서 이룬 꿈이 과연 온전할까요?

삶에 지루함을 느끼며 무직의 한량인 T라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도 아까울 만큼 예쁜 아내가 있더란말입니다. 근데 이남자 다른 여자를 찾아 다닙니다. 색다른 맛을 찾는달까??(흠...)
그러다 결국 아내에게 이상한 짓을 하기로 합니다. 아내가 잠든 밤 몰래 변장을 하고 침실로 들어와 베개밑에 정체 모를 다른 남자의 이름이 새겨진 물건 하나를 놓고 사라집니다. 아침에 깨어난 아내는 분명 이상하다 생각을 하게 되고 남편에게 물어 보지만 그날 밤 남편은 친구네서 밤새 술파티를 벌이고 거기서 잣다고 하지요. 여튼 그러한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결국 아내는 얼굴도 모르는, 그 밤마다 왔다 사라지는 그 남자를 연모하게 되었지요. 어? 이게 아닌데...라며 남편은 일이 이렇게 흘러 갈 줄은 몰랐습니다. 그는 아내와 절대로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결국 남편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일인이역>
어떤 선택이냐구요? 읽어 보시면 압니다.하하하

이외 여러 편이 아주 기막히고 상상도 할 수 없는 환상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에도가와 란포의 이 책들이 그 당시엔 정말 파격적이고 희한한 이야기였을지 모르겠지만 환상 이야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정말 황당무개한 이야기가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야기가 절대 지루하진 않다는 것! 그게 희한하더랍니다.
허허 참...이러면서도 계속 읽어가더란거죠~하하하하

어쨌거나 '에도가와 란포'책을 저의 착각으로 환상문학으로 처음 접했지만 그래도 나뿌진 않았습니다.(저의 취향이 아닌 것 뿐이니까요)
환상 이야기나 환타지를 좋아하는 분들은 아주 재밌게 읽으실 거라 확신합니다.

<일본환상문학선집 01>이 시리즈로 나올거라는데...글쎄요~에도가와 란포 책을 더 읽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추리소설을 찾아 봐야 할까요?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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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곳으로 오늘의 젊은 작가 16
최진영 지음 / 민음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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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작가'책이라 하면 아직 읽지 않고 책장에 고스란히 꽂혀(?) 있는 <82년생 김지영><한국이 싫어서><나는 농담이다>가 있다. 워낙 한쪽으로만 치우치다 보니 사놓고도 자꾸 밀려난다. 그런데 <82년생 김지영>은 한동안 평들이 많이 올라와서 그 평만 몇 번 읽다보니 꼭 내가 책을 읽은 착각이든다. ㅋ
여튼 우연히 <해가지는 곳으로>를 보게 됐는데 그 짧은 내용을 보면서 금세 흥미를느껴 구입하게 됐다. 이 책은 최진영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라 하는데 나는 처음 접하게 되었다.

책은 러시아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정체모를 바이러스가 전세계에 퍼져 간다. 감염 된 사람들은 모두가 죽었다. 어린아이 간을 먹으면 낫는다는 해괴망측한 괴담.

살아남은 자들은 한국을 떠나 안전한 곳을 찾기 위해 끝없는 여정길에 나선다.
살아남은 도리와 미소. 도리는 어린 동생 미소를 지키기위해 도둑질을 해가며 대륙에 닿았지만 어린아이 간을 먹으면 낫는다는 해괴한 괴문소은 러시아에도 떠돌았다.

약탈과 강간 살인이 들끓고 좀비 같은 인간들의 잔인한 행동들이 안전 지대를 찾아 떠도는 도리와 미소에겐 더욱더 힘겨운 공포의 나날들이다. 운이 좋은 건지 아닌 건지 도리는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지나 가족, 그 무리 속의 건지를 만나고 지나의 부탁으로 함께 떠난다. 지나 가족의 따가운 시선은 도리를 더욱 힘겹게 만든다. 그러나 그 속에서 도리, 지나, 건지, 미소 이들의 사랑이 조금씩 움트기 시작한다.

도리는 그 누구도 믿지 않을 뿐더러 지나 가족에게 짐이 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른들의 추잡하고 더러운 욕정은 이런 황폐한 재앙 속에서도 꿈틀거린다.
도리는 미소를 데리고 죽을 힘을 다해 지나 가족으로부터 도망친다. 어느 곳하나 안전한 곳이 없고 맘을 놓아서는 안되었다. 도리는 미소의 손을 잡고 어딘가에 있을 안전한 곳으로, 저 해가 지는 곳으로 가기 위해 외로운 여정을 떠난다.

힘겨운 여정 길에 만난 류와 단.
잠시 지나 가족과 함께 했지만 결국 짐처럼 되어버렸던 도리와 미소.
잠시나마 미소를 예뻐해줬던 건지.
이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만나겠지?...

가도가도 끝이없는 황폐한 대륙. 대체 이 대륙의 끝은 어디이며 정말 안전한 곳은 존재 하는걸까...국경을 넘으면 정말 따스한 봄이 있는 그런 곳이 있을까...

책은 분명 세계의 멸망이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멸망이 전쟁 때문인지 핵 때문인지 바아러스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더군다가 바이러스의 정체 또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살아남은 이들의 여정이 더 고단해 보이고 힘겹다. 대체 무엇으로부터 도망 처야 하는 것일까...

상상할 수가 없다.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망망대해까지 왔는데 이 곳 역시 지옥이다. 얼마나 무섭고 외롭고 힘겨울까... 나라면 이 고통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까?..

‘전쟁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난다.’ 란 말이 있듯이 도리와 지나로인해 사랑은 감염된다.
세계가 멸망하고 있는 와중에 사랑이 존재한다는 게 이상도 하겠지만 살아남은 이들에겐 사랑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걸 일깨워준다. 사랑이 있기에 소중한 이들이 끝까지 살아남길 바라고 있다.

독특한건 책을 읽다 보면 이들의 대화 방식이다.
대화는 “ ” 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이 책엔 전혀 그런 표시가 없이 서술된다. 그러다 보니 읽다가 대화인지, 독백인지, 묘사인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세계의 멸망, 재앙으로의 소재가 참 좋았다. 신선했달까?
그러나 읽으면서 마음은 좀 무거웠다. 힘들었다.
내가 꼭 저 끝도 없는 대륙을 걷는 것 같았다.
도리와 미소, 지나, 건지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한국소설을 잘 안읽는 나로선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하나 씩 읽어 보려 다짐해본다.

※ 류, 단, 도리, 지나, 건지, 미소...
부디 이들이 안전한 곳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없이 행복하게 사랑하며 살아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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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거 1992
조장호 지음 / 해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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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휴거` 한편으론 말이 참 거대하다.
아마 내 또래나 조금 아래이거나 하신 분들도 옛날에 들여보셨을 것이다. 첫 사회생활을 하던 때 나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했다. 아침마다 지옥 버스를 탈 때도, 지옥철을 탈 때도 있었는데 그 때마다 인파속에서 가슴에는 ㅇㅇ교회라는 글귀와 '예수 믿고 천당가세요' 라는 글귀가 새겨진 띠를 두르고 커다란 피켓을 치켜 올리고 사람들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치는 사람을 매일매일 보았다. 예수 믿으면 천당간다고?!. 그리고 19ㅇㅇ년ㅇ월ㅇ일은 휴거가 일어난다는 말까지...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가 없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가당키나 할까? 하느님께 선택된 자는 하늘로 올라간다니?? 그래서 그당시 교회도 난리 세상도 난리였다. 그 때 휴거를 믿던 사람들 지금은 어떻게들 살아가고 있을까??

열다섯 살 아들이 집을 나간지 일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실종신고도 냈지만 허사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분명 `엄마`라고 했다. 경찰들은 전화가 온 곳을 추적해 그 곳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거기엔 교회 하나가 을씨년 스럽게 자리잡고 있었을 뿐이다. 마을과 떨어진 채...

경찰들은 곧 상황파악에 나섰다. 교회문을 열자 피비린내가 진동했고 한 소년이 넋을 잃은채 서있었으며 주위를 둘러보던 경찰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교회안에는 백여 명의 신도들이 칼로 난도질 되어 죽어있었고 죽은 모습마져 웃음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더 기가막혔던 것은 신도들이 서로가 서로를 무차별적으로 찔렀단 거다. 정말 끔찍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런걸 아비규환이라 하나... 대체 이 교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 것일까...
대체 교회가 뭐길래 사람들을 죽음으로까지 만들어 놓았을까...

한편 일산서 과장 형식은 24년 동안 악몽을 꾸며 괴로워한다. 형식이 어릴적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엄마는 사이비종교에 빠져 살았다. 교회에 다니면 죽은 남편을 만날 수 있다는 교리에 빠져 죽은 사람이나 다름 없이 살다가 결국 자살을 하고 그로인해 형식은 지금까지 악몽에 시달리며 살아왔다.

그런 형식앞에 터진 교회사건은 결코 형식과 무관할 수 없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형식앞에 서서히 어릴적 그 악몽이 되살아나려 한다. 그 끔찍 했던 휴거 날...
어린 선지자를 내세워 사람들을 속이고 몸과 영혼까지 받치게 한 사이비 교단. 그 교단을 이끈 임창도라는 인물이 드러나게 되고 어머니가 빠져 있던 종교 집단과도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형식은 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종교를 믿는 건 절대 나뿐것이 아니다.
종교로 인해 활력을 얻고, 내 마음이 평온 하다면 머가 문제겠는가.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 문제는 뭐든 너무 지나치면 해가 된다는 거다. 나도 지금까지 살면서 주위에서 지나친 사람들을 많이 봐 왔다. 그래서일까? 한편으론 너무 지나친 교회분들이 부담스럽다. 아니, 어쩌면 내가 무교라 더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읽으면서도 이단교라는 곳의 무서움에 소름이 끼쳤다. 지친 몸과 마음 둘 곳이 없던 이들을 꼬득여 몸과 영혼까지 멀게하고 심지어는 재산까지 탕진하게 만드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더러운 행실에 치가 떨리고 무섭기까지하다.
어찌나 몰입하게 하던지 예전에 읽었던 <사건 치미교 1960>가 떠올랐다.
그 책에서도 이단교의 행실이 소름끼칠 만큼 처참했는데 이 책도 다를바가 없다.
흥미는 당연지사 구성이나 배경, 스토리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앞전에 150페이지 까지 읽고, 어젯밤 151페이지부터 읽기 시작 했다. 그런데... 점점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몰입과 내용. 머지? 이책 대체 머야?? 하며 계속, 계속해서 읽어갔다. 잠이 오는데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미친 듯이 읽어갔다. 정말 화장실도 가지 않고 읽어갔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어찌나 끝내 주던지 인물 하나 하나에 빠져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이혁세(?)란 인물...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책을 덮을 때까지 긴장을 놓으면 안된다는 그녀의 말이 딱! 딱이다.

`이 작가 정말 미쳤다. 첫 소설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이런 글이 나올 수가 있지!`

나는 정말 이렇게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결국 새벽 네 시가 돼서야 책을 덮었다. 뒷목이 뻐근하다. ㅠㅠ
이렇게 정신놓고 달려본적이 있었나?? 이 기분은 뭐지??...

절대! 절대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말 것!

조장호 작가! 꼭!기억하고 있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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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시간
사쿠 다쓰키 지음, 이수미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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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 읽으면 정말 분통터지고 화가나!"
읽은 사람은 누구나 이렇게 말을 한다. 대체 어떤 이야기이길래 이렇게 독자들의 마음에 화를 짚히는 걸까...설렘 반 기대 반으로 책을 집었다.

늘 같은 시간에 귀가하던 딸 미카는 오늘따라 늦어진다. 저녁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아무런 연락도 없고...그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하지만 미카에게 걸려 온 전화가 아닌 미카의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다. 미카를 유괴했으니 돈 1억 엔을 요구하는 범인의 협박 전화.

와타나베 토건의 사장 와타나베 쓰네조는 부와 명성이 자자하다. 그만큼 원한을 가진 사람들도 많은 인물이다. 쓰네조는 사람보단 돈을 더 중히 여기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경찰들도 쓰네조가 범인에게 돈을 내줄리 없단 판단하에 대응하지만 잘못된 판단으로 미카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범인에게 1억 엔을 내주고 딸을 구하려 했던 쓰네조. 이번엔 돈보다 딸이였다. 그 독한 쓰네조도 딸 미카만큼은 진정으로 사랑한 것이다.

한편, 아부라를 따러 산속에 갔다가 미카를 발견한 고바야시 쇼지.
벌써 절도죄로 경찰서를 3번이나 들락거린 경력이 있는 바보같은 쇼지는 미카의 가방을 발견하고 지갑에서 돈을 훔치고 심지어 죽은 미카의 몸에 얼결에 손까지 대는 실수를 범하고 만다. 흔적이 남았으니 경찰의 의심을 사기엔 충분했기에 경찰은 쇼지를 유괴살인범으로 몰아간다.

과연 범인에게 돈을 주었다면 미카는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을까...
쓰네조는 경찰에게 격분하고 있다. 경찰의 잘못된 판단으로 딸이 죽은 거라고...
쓰네조는 알고 싶었다. 딸의 사망 시간을...
부정한 뒷돈을 받은 경찰들은 쓰네조의 분노와 혹 모를 복수가 두려워 정직해야 할 것들이 한통속이 되어 미카의 사망추정시간을 조작하기에 이른다.

이 책을 읽으면 짜증과 분통이 터진다는 말을 이제야 알겠다.
대체 법이 왜 있는 건지, 검찰, 경찰, 변호사, 법의관 이들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묻고 싶을 만큼 어이가 없었다. 돈이면 다 되는 쓰레기같은 법.

미련하기 짝이 없는 한 남자를 순식간에 범인으로 몰아가는 경찰들의 행동들이 티브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나올만큼 있을법한, 아니 충분히 있을거란 생각에 짜증과 분통이 났다. 이건 뭐 사람하나 앉혀 놓고 "넌 그냥 범인해. 조서는 우리가 만들게" 라며 지들끼리 짜고 치는 고수톱 같다란 말이지...
작정하고 매수하려 드는데 당해낼자가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바보같고 절도죄를 여러 번 저질렀대도 아들이 살인범으로 몰렸는데 가만있을 부모가 어디있으랴...쇼지의 엄마는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몸 이지만 아들을 위해 변호사까지 구하지만 소용이 없다. 어미의 심정은 얼마나 타들어갔을까...

불행중 다행인건지 사형 선고를 받은 쇼지의 변호를 맡아 달라는 전화를 받고 사건 기록을 보고 뭔가 이상함을 느낀 가와이 변호사는 혼자서 증거를 찾아내며 파헤친다. 과연 가와이는 사형을 받은 쇼지를 살릴 수 있을까?

읽으면서 쓰네조의 재수없고 파렴치한 모습에 화가 났고,
민중을 위해야 할 경찰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행위에 경악하고 분노했고, 경찰들의 행동에 순순히 끌려가는 바보같은 쇼지와 남편에게 소리 한 번 치지 못하는 쓰네조의 아내가 답답했고, 쇼지 엄마의 아들을 향한 사랑에 가슴이 미어졌다. 읽는 내내 계속 속이 뒤집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도 가와이의 변호사다운 행동에 마음 한켠은 위로를 받았다.
정말 이런 변호사가 어딨을까?
가난한 변호사에서 한 순간 돈과 신분까지 바뀔 수 있는 쓰네조의 제안에도 단칼에 잘라버린 가와이 변호사에게 박수를 보낸다. 어찌 흔들리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가와이는 저 위에 것들 같은 인간은 되기 싫었다. 죄 없는 사람이 무고하게 당하는 것을 가와이는 지켜 볼 수가 없다. 자기가 할 수 있는데 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게 가와이 변호사다. 무고한 생명이 더이상 억울하게 당하지 않길 바라며 혼자서 쇼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와이의 열정과 정의가 참으로 대단했다.

가와이 변호사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 싶다.
답답, 짜증, 분노가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하는 와중에 가와이의 역할이 진정제 역할을 해준달까...가와이 같은 진심을 대하는 변호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직도 현실에선 이런 일들이 적잖이 일어나고 있다.
너무나 현실 같은 이야기...
힘 과 권력 앞에서의 법은 무용지물.
힘 없고 돈 없는 자에게 법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넘기 어려운 것.
법이 왜 생겨 났는지를 그들은 절실히 깨달아야한다.

꼭 현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면서 독자들의 분통과 화를 아주 적절히 섞어주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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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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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곧 영화로도 개봉 한다는 <살인자의 기억법>.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베스트셀러로도 자리 잡은 소설.
그러나 나는 이제서야 읽는다.
김영하 작가님 역시 '알쓸신잡'으로 알게 됐다. '알쓸신잡'이 여러모로 나에게 배움의 프로였다는 걸 실감한다.

책의 분량이 200페이지도 안되는 것도 있지만 읽다보니 어느덧 결말에 이르더라는...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라니 구성이 맘에 든다.

책은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연쇄살인범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수십 년간 수십 명의 사람을 죽였음에도 단 한 번도 경찰의 수사망에 걸리지 않은 남자가 마지막 살인을 저지른지 25년이란 세월이 흘러 나이 70에 '알츠하이머'에 걸린다.(인과응보인가...) 그는 뼈아픈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살인의 모든 과정과 느낌과 생각나는 것들을 기록한다. 살인범은 남다른 촉이 있는걸까? 어느 날부터 자신의 딸 주의를 맴도는 한간에 떠도는 또다른 연쇄살인범의 느낌을 감지하고 자꾸만 잃어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며 딸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 살인을 계획한다.

짤막짤막한 그의 기록은 굉장히 실남 나게 느꼈으며 자신의 기억을 붙잡기 위해 필사적인 남자의 모습이 생생하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폭력으로 학대에 시달리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 이 남자(김병수)는 살인을 택했다.

비단 이 소설에서뿐만 이겠는가...
가부장제가 심했던 옛날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도 '가정폭력'은 끊임없이 악행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로 인해 살인도 늘어나는 추세고 언제까지 이런 악행이 지속될지 끔직하다.(처벌이 너무 약한가??)

살인자로 청년기와 장년기를 보내고,
교통사고로 뇌를 다친 후 살인에 흥미를 잃고 평범한 인간이 되어버린 남자 김병수.
그렇게 20년을 살아왔다. 그런 그가 이제 딸을 위해 충동 없는 살인, 필요에 의한 살인을 준비하고 있다. 화가나는 건 살인범들도 자기 가족은 지키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찌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죽인단 말인가... 자기 가족이 소중하면 남의 가족도 소중한 법인데...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결말을 향해 갈쯔음 모든 것이 뒤틀린다. (어? 머지? 이게?)
그동안 살인범(김병수)가 진실이라고 여기며 살아 왔던 기억이 모두 진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황이 돼버렸다. 읽는 독자들도 혼란스러운 건 마찮가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망상인지 멍-해진다. 난감하다.

치매라는 질환이 무서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끔찍하고 허탈하게 만드는 것인 줄 새삼 느낀다. 과연 영화로는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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