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거 1992
조장호 지음 / 해냄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휴거` 한편으론 말이 참 거대하다.
아마 내 또래나 조금 아래이거나 하신 분들도 옛날에 들여보셨을 것이다. 첫 사회생활을 하던 때 나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했다. 아침마다 지옥 버스를 탈 때도, 지옥철을 탈 때도 있었는데 그 때마다 인파속에서 가슴에는 ㅇㅇ교회라는 글귀와 '예수 믿고 천당가세요' 라는 글귀가 새겨진 띠를 두르고 커다란 피켓을 치켜 올리고 사람들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치는 사람을 매일매일 보았다. 예수 믿으면 천당간다고?!. 그리고 19ㅇㅇ년ㅇ월ㅇ일은 휴거가 일어난다는 말까지...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가 없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가당키나 할까? 하느님께 선택된 자는 하늘로 올라간다니?? 그래서 그당시 교회도 난리 세상도 난리였다. 그 때 휴거를 믿던 사람들 지금은 어떻게들 살아가고 있을까??

열다섯 살 아들이 집을 나간지 일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실종신고도 냈지만 허사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분명 `엄마`라고 했다. 경찰들은 전화가 온 곳을 추적해 그 곳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거기엔 교회 하나가 을씨년 스럽게 자리잡고 있었을 뿐이다. 마을과 떨어진 채...

경찰들은 곧 상황파악에 나섰다. 교회문을 열자 피비린내가 진동했고 한 소년이 넋을 잃은채 서있었으며 주위를 둘러보던 경찰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교회안에는 백여 명의 신도들이 칼로 난도질 되어 죽어있었고 죽은 모습마져 웃음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더 기가막혔던 것은 신도들이 서로가 서로를 무차별적으로 찔렀단 거다. 정말 끔찍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런걸 아비규환이라 하나... 대체 이 교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 것일까...
대체 교회가 뭐길래 사람들을 죽음으로까지 만들어 놓았을까...

한편 일산서 과장 형식은 24년 동안 악몽을 꾸며 괴로워한다. 형식이 어릴적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엄마는 사이비종교에 빠져 살았다. 교회에 다니면 죽은 남편을 만날 수 있다는 교리에 빠져 죽은 사람이나 다름 없이 살다가 결국 자살을 하고 그로인해 형식은 지금까지 악몽에 시달리며 살아왔다.

그런 형식앞에 터진 교회사건은 결코 형식과 무관할 수 없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형식앞에 서서히 어릴적 그 악몽이 되살아나려 한다. 그 끔찍 했던 휴거 날...
어린 선지자를 내세워 사람들을 속이고 몸과 영혼까지 받치게 한 사이비 교단. 그 교단을 이끈 임창도라는 인물이 드러나게 되고 어머니가 빠져 있던 종교 집단과도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형식은 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종교를 믿는 건 절대 나뿐것이 아니다.
종교로 인해 활력을 얻고, 내 마음이 평온 하다면 머가 문제겠는가.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 문제는 뭐든 너무 지나치면 해가 된다는 거다. 나도 지금까지 살면서 주위에서 지나친 사람들을 많이 봐 왔다. 그래서일까? 한편으론 너무 지나친 교회분들이 부담스럽다. 아니, 어쩌면 내가 무교라 더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읽으면서도 이단교라는 곳의 무서움에 소름이 끼쳤다. 지친 몸과 마음 둘 곳이 없던 이들을 꼬득여 몸과 영혼까지 멀게하고 심지어는 재산까지 탕진하게 만드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더러운 행실에 치가 떨리고 무섭기까지하다.
어찌나 몰입하게 하던지 예전에 읽었던 <사건 치미교 1960>가 떠올랐다.
그 책에서도 이단교의 행실이 소름끼칠 만큼 처참했는데 이 책도 다를바가 없다.
흥미는 당연지사 구성이나 배경, 스토리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앞전에 150페이지 까지 읽고, 어젯밤 151페이지부터 읽기 시작 했다. 그런데... 점점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몰입과 내용. 머지? 이책 대체 머야?? 하며 계속, 계속해서 읽어갔다. 잠이 오는데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미친 듯이 읽어갔다. 정말 화장실도 가지 않고 읽어갔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어찌나 끝내 주던지 인물 하나 하나에 빠져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이혁세(?)란 인물...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책을 덮을 때까지 긴장을 놓으면 안된다는 그녀의 말이 딱! 딱이다.

`이 작가 정말 미쳤다. 첫 소설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이런 글이 나올 수가 있지!`

나는 정말 이렇게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결국 새벽 네 시가 돼서야 책을 덮었다. 뒷목이 뻐근하다. ㅠㅠ
이렇게 정신놓고 달려본적이 있었나?? 이 기분은 뭐지??...

절대! 절대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말 것!

조장호 작가! 꼭!기억하고 있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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