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의 마음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들을 위한 동화소설 <코끼리의 마음>입니다. 계속 떨어지면서도 다시 나무에 올라가는 코끼리와 그를 지켜보는 동물 친구들은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요.

코끼리는 높은 나무만을 골라 올라갑니다. 꼭대기까지 가면 먼 곳이 보이거든요. 먼 곳을 보며 행복해하며 춤을 추지만 금세 떨어지고 맙니다. '쿵' 소리와 함께요. 온몸이 부서질 듯이 아프지만 코끼리는 또 다시 높은 나무를 찾아 오르기 시작합니다. 다른 동물들은 끊임없이 나무에 오르고 떨어지는 코끼리를 보면서 자신이 코끼리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합니다. 부러워하고 무시하고 질투하고 응원하는 그들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각각 생각에 잠기는 친구들 중에서 달팽이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자신이 코끼리라면 아무 것에도 오르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달팽이. 그는 아무 시도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아예 아무 생각도 안하리라 마음 먹지요. 그런데 사실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차 심란한 달팽이는 아무 생각 없는 거북이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생각을 비운 채 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자신에게 화가 치밀어 어쩔 줄 모르는 달팽이를 보고 마냥 웃을 수가 없습니다. 마음먹은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것은 저도 매한가지이니까요. 게다가 어떤 도전도 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려 하는 모습이 참 많이 닮았습니다.

실패를 생각하면 두렵습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두려움으로 인해 시작하지도 못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다른 이의 용기 있는 도전에 응원보다는 우려를 표했던 일도 생각나네요. 떨어지는 게 나쁜 거냐고 묻는 코끼리에게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요.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가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무모하다고, 바보 같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앞선 생각을 하고 소신 있게 새로운 길을 개척한 사람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조금씩 앞으로 나갈 수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멀찍이 서서 구경만 하는 대신에 이제는 소리를 내 응원하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