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랜드 5 - 셉템버와 심장을 향한 경주
캐서린 M. 밸런트 지음, 아나 후안 그림,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판타지, <페어리랜드>가 완결되었습니다. 5권에서는 페어리랜드의 여왕이 된 셉템버가 왕위를 차지하려고 달려드는 모든 이들과 한 판 경주를 벌이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경주를 시작하기 전에 왠지 공중에서 이런 말이 울려퍼져야 할 것 같습니다.
"페어리랜드의 심장을 차지하는 자, 왕좌를 차지하리니!"
심장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셉템버가 과연 심장의 비밀을 풀 수 있을까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야 밝혀지는 진실에 모두의 가슴이 힘차게 다시 뛸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모험소설을 읽던 그 시절처럼 말입니다.

무료한 일상에서 탈출해 멋진 모험을 하는 상상은 얼마나 멋진가요.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에서는 모험가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도 만나지 못한 동물을 만나 친구가 되고 100미터나 자라는 나무 위로 훌쩍 뛰어오를 수도 있고 용을 타고 날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피곤하면 아늑한 집으로 돌아와 깊은 잠에 빠져드는 거지요. 충분히 쉬고 나면 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 탐험하는 겁니다. 아, 상상만 해도 좋군요. 사실 셉템버도 일상이 지루하던 참에 페어리랜드로 가게 된 것이랍니다. 그러나 초록바람을 따라 간 곳은 아름답기만 한 세계가 아니었지요. 현실세계의 부조리가 재현되고 있는 그곳에서 억눌린 이들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면서부터 셉템버의 진짜 모험은 시작된 겁니다.

권력을 향한 탐욕은 시공간을 초월해 영원히 존재하는 속성을 지녔나봅니다. 아무 것도 부족한 게 없는 사람들이 남을 지배하는 힘을 얻으려 안간힘을 쓰고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합니다. 혼자 행복한 세상 대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 권력을 사용하면 참 좋을 텐데요. '언제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기 위해서' 왕이 되고 싶어하는 권력자들. 그들과 맞서는 셉템버를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편한 길만 걸을 수 있었던 셉템버가 스스로 힘든 길을 선택해 온갖 어려움을 겪어내는 모습은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합니다. 열두 살 어린 소녀였던 셉템버는 열일곱 살이 되었고 그녀와 함께 모험을 한 우리도 그동안 나이를 먹었습니다. 그녀가 경험을 통해 성장한 것처럼 우리도 성장했지요. 현명하게 현실을 살아나가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작가는 페어리랜드의 모든 사물에 인격을 부여했습니다. 이를 통해 세상에 하찮은 것은 없음을, 작은 것들이 하나씩 모여 이 세계를 이루고 있음을 표나지 않게 알려주는 듯합니다. 권력과 폭력 앞에서 작은 힘들이 모여 어떤 힘을 만들어가는지 신나게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눈을 감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각자의 세계쯤은 가지고 있는 우리입니다. 영원한 나라, 페어리랜드에서 우리는 또 다른 모험을 하게 될 겁니다. 원할 때면 언제든! 모험이 끝없이 계속될 수 있도록 우리의 상상력이 결코 마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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