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헤르만 헤세 지음, 추혜연 그림, 서유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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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데미안>을 다시 읽었습니다. 예전에는 마음에 와닿지 않았던 인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지면서 모든 내용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의무감으로 읽었던 때와는 확실히 느낌이 다릅니다. 이 책은 백여 년 전에 쓰여졌지만 책 속 등장인물들은 이 시대의 청소년들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극도로 방황하면서 먼 길을 돌아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싱클레어, 남의 약점을 틀어쥐고 그를 자신의 의도대로 휘두르는 크로머 같은 인물들은 지금도 어디서든 볼 수 있으니까요. 인간의 본성은 세월이 흐른다고 바뀌는 게 아닌 모양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시대에 따라 변하는 진실과 대가 없는 믿음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는 어른들에게 배운 것들이 다 맞다고 생각하면서 자랐습니다. 어째서였을까요. 나이가 많아진다고 모두가 현명해지는 건 아닌데 말입니다. 어린 아이에게 말하는 어른들이 모두 선하고 올바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대여섯 살만 되어도 다 알게 되는 것을요. 사실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이는 경험에서 비롯되었지요. 여러 번 들은 것이 진실이 되고 그 진실에 의심을 품는 길로 특이한 사람이 되어버린다는 경험을 수도 없이 했기 때문입니다. 배척당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길들여졌습니다.

 '카인과 아벨'이야기에 나오는 카인이 절대적으로 악한 사람이라 믿었던 싱클레어처럼 주입되는 지식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모든 것에 의문을 품고 뒤집어 생각할 줄 알았던 데미안은 진정 용기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요. 길들여진다는 것의 무서움을 때때로 떠올리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좁은 세상에 갇혀 있던 싱클레어가 자신이 알고 있던 진실을 의심하면서 넓은 세상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던 것처럼 조금씩 용기를 내어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자 합니다.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고 싶다면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먼저 찾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색다른 해석이 흥미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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