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어를 잘 하는 외국인을 만나면 한국어를 배우게 된 이유를 물어봅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이곳에서 취업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많은데 어떤 학생들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가요를 듣다가 한국이 좋아져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 학생들은 시키지 않아도 드라마를 보고 노래를 들으며 한국어를 따라합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는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면서도 지루해하지 않습니다. 힙합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랩을 따라하는 외국인을 보면 역시 어떤 일을 하든 즐기면서 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외국에 살면서 모국어와 외국어를 동시에 배우지 않는 이상은 상당한 노력을 들여야 하지요. 구조도, 소리도 전혀 다른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한 책들을 몇 권씩 독파하고 이런저런 교재들을 사들여 풀어보기도 합니다. 문제는 꾸준히 하지 못한다는 데 있지 않나 싶네요. 의무감만 앞선 영어 공부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지루해지고 교재를 끝까지 풀기도 전에 그냥 영어를 포기하게 만듭니다.

이 책은 즐기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처럼 즐기면서 영어를 배우라고 이야기합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영화 한 편쯤은 있을 것입니다. 아주 예전에 봤지만 아직도 기억나는 영화,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생각나는 영화······. 저자는 영화 한 편을 씹어 먹는 것을 영어 공부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 한 편을 붙들고 대사 한 줄 한 줄이 잘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들으면서 따라하는 것이 저자가 영어를 정복한 방법입니다. 너무 간단해서 의심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듣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문법 위주의 학습이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체득한 사람은 시도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갓난아이는 말문이 트일 때까지 가족들이 하는 말을 듣기만 합니다. 그러다 '엄마'라는 아주 감격적인 말을 하게 되지요. 그 말을 하기 위해서 아이는 아마도 그 단어를 수백 번, 수천 번은 들었을 겁니다. 아이는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과정을 거치며 모국어를 습득합니다. 이 과정을 보면 말하기 위해서 먼저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저자는 여기에 더해 한국어와 영어의 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소리의 특성을 익히면서 영어를 듣는 것을 권하고 있지요. 영어로 자유롭게 이야기하기를 꿈꾸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통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일 조금씩, 꾸준하게 영화를 씹어 먹으며 문법 위주의 공부에서 벗어나면 일 년, 이 년 후에는 외국인과 물 흐르듯 이야기하며 웃고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시키지 않아도 한국 드라마를 보던 외국인 학생들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을 떠올리니 이 책에서 제시한 '영화 씹어 먹기'를 주변에 추천하고 싶어집니다. 매년 '영어 공부'를 새해 계획에 포함시키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작심삼일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그리 거창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