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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중에 언제? ㅣ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53
미야노 사토코 지음, 김영주 옮김 / 꿈터 / 2017년 6월
평점 :

시간이란 참 이상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한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짧게 느껴지기도 하니 말입니다. <엄마, 나중에 언제?>에 나오는 선호와 부모님의 시간도 참 다르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반찬가게에서 온종일 일하는 부모님은 끊임없이 오가는 손님을 대하고 반찬을 배달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냅니다. 일하다가 잠깐 시계를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지 않을까요. 반면 선호의 시간은 너무나 더디게 흘러갑니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와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혼자 있어야 하는 선호는 엄마에게, 때로는 아빠에게 다가가 같이 놀자고 하지만 그때마다 나중에 놀자는 말만 듣습니다.

집안에서 뭔가를 하는 선호. 그림을 그리고 종이접기를 하고 과자를 다 먹어도 엄마와 아빠는 선호 곁으로 와주지 않습니다. 나중이란 얼마만큼의 시간을 의미하는 걸까요? 틈 날 때마다 커튼 사이로 가게 안을 들여다보는 선호의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함께 놀 사람이 필요한 어린 아이에게 기다림의 시간은 정말 지루한 것이겠지요.

선호는 가게 문을 닫은 뒤부터 자기 전까지 엄마, 아빠와 함께 저녁을 먹고 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지요. 매일 반복되는 기다림을 언젠가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혼자 할 수 있는 놀이를 찾아서 즐기게 될 것 같네요. 부모님과는 나중에 만날 수 있으니까요. 어린이집에서 적응기간을 보낸 뒤로, 기다림 뒤에 엄마를 반드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 아이처럼 말입니다. 기다림에 지친 아이의 마음과 아이를 향한 부모님의 애틋한 마음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