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제인 오스틴 - 그래픽으로 읽는 제인 오스틴 인포그래픽 시리즈
소피 콜린스 지음, 박성진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좋아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의 일생을 인포그래픽으로 만나 보았습니다. 이 책에는 제인 오스틴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그림과 도표 등으로 나타나 있어 그녀가 살던 시대, 성장한 환경, 가족, 친구와의 관계 등을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한 인간으로서의 그녀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제인 오스틴의 팬이라면 이 책을 보면서 그녀가 어떻게 살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는 18세기 사람들의 일상이 섬세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그녀는 다소 감상적인 면이 보이는 인물들의 묘사를 통해 당대의 분위기와 문화를 전달합니다. 여러 작품에 흐르는 우아함과 낭만성은 현재와는 매우 다른 세계를 보여주지요. 그 시대의 사회적 관습을 드러내면서 이를 풍자하고 유머를 섞어 넣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슬며시 웃음 짓게 됩니다. 당시에는 고딕소설이 유행했다고 하지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고딕소설처럼 극적인 장치가 없어 밋밋한 이야기라고 비난받기도 했다지만 그녀만의 담담한 필체는 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습니다.

잔잔한 이야기들을 쓴 제인 오스틴의 성격은 어땠을까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차분하고 내성적인 전형적인 숙녀의 모습을 상상하곤 했었는데 그녀의 가족사,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속 구절들을 보니 활달하고 사교적인 모습이 그려집니다. 대가족 틈에서 활기찬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는 12살이 되면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지요. 아이들에게 메모를 남길 때에도 운율을 담는 어머니, 정기적으로 가족연극을 시연할 정도로 문학적 조예가 깊은 가족들 덕에 문학적 재능을 키울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인 오스틴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그녀가 41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3천여 통의 편지를 썼다고 추측합니다. 그 중 106 통만 남아있다고 하지요. 친한 이들과 격의 없이 주고받은 글만큼 사람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게 있을까요. 그녀의 언니가 우아하고 고상한 소설가라는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편지의 대부분을 없애 버리지 않았다면 좀 더 인간적인 면모를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이 책에는 18세기 문화에 대한 내용들도 실려 있습니다. 편지나 글을 쓸 때 필요한 도구, 부유한 독신 남성의 기준, 일반적인 문화 활동이었던 댄스파티, 교통수단이었던 마차, 중산층과 상류층의 식생활 등을 설명하며 제인 오스틴의 작품 속에 어떻게 등장하는지 연관 지어 보여줍니다. 그 당시 파티는 보통 촛불이 다 타서 꺼질 때까지 진행이 됐다고 합니다. 보름달이 뜬 환한 밤길을 밟으며 집으로 돌아가던 사람들은 파티에서 있었던 일로 이야기꽃을 피웠겠지요. 왠지 낭만 가득한 장면인 것 같아 그 시절에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상상해봅니다.

인포그래픽으로 전달된 정보들은 머리에 오래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이미지가 주는 강렬함이 제인 오스틴을 부각시키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후 200주년을 맞아 선보였다는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그녀의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이끌어내고, 제인 오스틴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녀를 더 잘 이해하게 하는 선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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