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탱고클럽
안드레아스 이즈퀴에르도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꿈꾸는 탱고클럽>은 우연한 일로 인생이 바뀌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입니다. 선택할 수 없는 일에 말려들어 몇 달간 많은 일을 겪는 가버를 보니 운명이 있다면 이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요. 불평을 하면서도 끝까지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가버는 인생을 제대로 살 줄 아는 사람이겠지요.

기업 컨설턴트로서 승승장구하던 가버가 특수학교 교장에게 약점을 잡히면서 학생들에게 춤을 가르치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학생들의 상황에 관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웃음을 줍니다. 학습장애를 지닌 아이들과 처음 만날 때는 귀찮은 마음이 큰 그였지만 점차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행보를 보이게 되지요. 다섯 명의 아이들은 학습장애 때문에 가족들이나 이웃들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신감도 없는 상태지만 탱고를 추면서 점점 변해갑니다. 처음의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춤추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된 아이들은 자신들이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것에 환호합니다.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재미있습니다. 신기하기도 하지요. 물론 좋은 쪽으로 변하는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가버가 학생들을 만나면서 변해가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냉철한 판단력을 발휘해 업무에 매진하던 그가 아이들을 위해 충동적으로 하는 일들은 그의 내면에 숨어있던 이타심을 느끼게 합니다. 아이들의 일을 해결하려다 경찰서를 드나들고 주변의 이상한 오해를 받으면서도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달려들지요. 억압적인 아버지에게 학대당해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아이들을 그냥 버려두지 않는 그의 모습이 멋집니다. 심장에 병이 생겨 입원한 아이와 우정을 나누고 여름축제를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과정은 은은하게 감동을 줍니다.

아이들을 가르친 뒤로 가버는 인생의 즐거움을 찾은 것 같습니다. 좋은 집에서 혼자만의 춤을 즐기던 시간은 이제 옛 추억이 되겠네요. 교장과의 계약기간이 끝나고도 정기적으로 아이들에게 탱고를 가르치며 그는 계속해서 행복을 느끼겠지요. 이제는 어릴 때의 일로 악몽을 꾸는 일도, 주변의 오해를 살 일도 없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가 좋은 한때를 보냈던 아이슬란드에서처럼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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