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나라를 꿈꾼다 생각쑥쑥문고 11
게오르크 비들린스키 지음, 모니카 마슬로브스카 그림, 서지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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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빠를 따라 박물관에 간 아이가 새로운 그림 12점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우리는 어떤 나라를 꿈꾼다>에 실린 12편의 동화는 이 아이가 그렇게 만들어낸 이야기입니다. 그림을 보면서 과거와 미래를 상상하며, 꿈꾸듯 생각에 잠긴 아이는 아빠가 근무하는 동안 최고의 시간을 보낸 것 같네요. 아이의 눈을 통해서 본 세상은 너무 어둡지도, 너무 아프지도 않습니다. 아이가 느낄 법한 아픔은 있지만 밝은 마음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져 참 따뜻하게 읽히는 동화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와 어른, 동물과 물건들이 돌아가며 주인공이 되는 짧은 이야기들은 아이가 겪은 행복, 사랑, 불안, 위로 등의 감정과 아이가 원하는 세상을 보여줍니다. 긴장할수록 말실수를 하는 요정 하인첼만, 하늘을 나는 물고기 루프티쿠스,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아빠에게 화가 난 안드레아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봐 달라고 요청하는 아이의 마음이 드러나는 것 같네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조금 다르게 행동하는 아이들을 이상하게 바라보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루프티쿠스가 날아다니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물고기들이 틀에 박힌 사고를 하는 우리 어른들의 모습인 것 같아서 반성도 하게 되지요. 창의력과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마음껏 생각을 펼칠 수 있게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할 것 같네요. 다들 똑같은 생각을 하고 비슷한 행동을 하며 살아간다면 이 사회는 고인 물처럼 되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아이가 오랫동안 살았던 동네에서 떠나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설렘보다는 친한 친구들, 익숙한 공간에서 멀어진다는 사실에 슬픈 마음이 들 수도 있고 새로운 곳에 발을 디디는 순간 심한 긴장감에 사로잡힐 수도 있겠지요. 새로운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 걱정될 수도 있습니다. 책 속에서 이사를 간 아이들을 보며 걱정이 됐습니다. 긴장한 것처럼 보였거든요. 레나와 슈테판의 그 긴장감을 풀어주고 싶었는데 아이들은 스스로 새로운 친구와 소중한 관계를 맺습니다. 아이들의 친화력이 대단하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되지요. 아이가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는 모습을 볼 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옆에서 응원해주고 문제 앞에서 느끼는 불안한 감정이 당연한 감정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는 어리지만 어른보다 훌륭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도 물론 좋지만 부모님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였을 때의 마음이 어땠나 생각해보고 그때 어른들의 태도에 실망하던 모습을 기억해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에 무관심한 채로 살다가 그토록 닮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던, 편협한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되어버린 모습을 발견한다면 너무 슬플 것 같습니다. 좋은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보게 되면 아이와 함께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앞으로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엄마가, 만나는 모든 아이에게 너그러운 어른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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