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탕! 곰 사냥꾼 꿈꾸는 작은 씨앗 13
다비드 칼리 지음, 권지현 옮김, 마달레나 제를리 그림 / 씨드북(주)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총 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표지입니다. <탕! 탕! 곰 사냥꾼>은 인정사정없는 사냥꾼의 이야기일까요?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왠지 사냥꾼의 모습이 귀여워 보입니다. 공중에 뜬 모자며 휘날리는 귀, 웃음을 자아내는 표정이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이 책은 곰 사냥꾼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실 곰을 본 적이 없는 그를 곰 사냥꾼이라고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직업은 곰 사냥꾼이 맞습니다. 딱 한 마리 남은 곰이 언젠가는 숲 속에 나타나리라고 믿는 사냥꾼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곰을 잡을 생각입니다. 그러면 금방 유명해지겠지요.

사냥꾼은 동물들을 볼 때마다 연습을 합니다. 언젠가를 위해 총을 쏘며 기술을 연마하는 그에게는 왠지 운이 따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매번 나뭇가지에 발이 걸리고 밤송이를 밟고 솔방울에 머리를 맞을까요. 총에 맞은 동물은 아무도 없으니 그의 사냥꾼으로서의 실력을 알 도리가 없네요. 과연 움직이는 표적을 잘 맞출 수 있을까요.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그는 곰을 만납니다. 그는 물고기를 먹느라 자신을 보지 못한 곰에게 총을 겨눕니다. 그런데 갑자기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이 곰은 마지막 곰인데 잡아버리면 곰이 다 사라지게 되고 그러면 자신은 더 이상 곰 사냥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곰이 없는 세상에서 곰 사냥꾼으로 살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는 미련 없이 사냥을 그만둡니다.

풀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은 평화롭습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곰을 잡는 일이 내키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하늘과 구름을 보며 그렇게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싶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직업이 없어졌으니 새로 직업을 찾아야겠지요. 멸종위기의 동물 보호가가 된 그를 언젠가는 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일부러 동물을 놓치는 듯 보인 그의 행동 속에 실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을 거라고 추측하며 흐뭇하게 웃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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