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내 친구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46
로사나 보수 지음, 유지연 옮김 / 지양어린이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무의 가지가 밑으로 자라 있습니다. 앉아 있는 새를 보니 밑으로 자라는 나무가 맞는 것 같습니다. 상상 속의 나무로군요. 공중에서 자라는 나무인가 봅니다. <나무는 내 친구>는 나무와 나무 주위에 사는 동식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책 속에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그림을 보면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표지를 보면서 이 나무는 어떤 나무인가를 상상했던 것처럼, 내용을 상상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그림책을 보니 새롭네요. 이제 말을 곧잘 하는 아이가 아는 단어를 모두 사용해가며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나무의 씨앗은 아주 작습니다. 씨앗은 땅 속에서 숨을 쉬며 싹을 틔웁니다. 개구리가 우는 소리를 들으며 나뭇잎을 만들어 내지요. 점점 커가는 나무 옆에서는 각종 버섯들이 자랍니다. 사슴벌레가 먹도록 수액을 나누어주는 나무는 개미가 몸통을 타고 기어오르면 간지러움을 느낍니다. 사슴의 뿔은 참나무, 밤나무 가지와 비슷하네요. 가을이 되어 춤추듯 떨어지는 잎사귀는 금붕어를 닮았습니다. 금붕어가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모습 같네요.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단풍나무 씨앗은 잠자리나 왕풍뎅이의 날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완전히 자란 나무는 위풍당당합니다. 나뭇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 위에 눈이 쌓이지만 외로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정답게 앉아 있는 새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겨울도 금방 지나가겠지요.

참나무는 태어나서 20년이 지나서야 첫 열매를 맺는다고 하지요. 새싹이 나고 작은 나무가 되고 더 큰 나무로 자라기까지는 참 많은 일을 겪어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뜻한 날도 있겠지만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하는 날도 있겠지요. 폭풍우에 시달리는 때도 많을 겁니다. 그 기간 동안 인내하며 살아남은 나무들만이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니 자기도 커서 나무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뭘 알고 하는 말은 아니겠지만 갑자기 가슴이 뭉클합니다. 좋은 일, 나쁜 일, 아픈 일들을 모두 겪고 참나무처럼 멋진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들이 앉아 쉴 수 있도록 무성한 가지를 내주는 나무처럼 그렇게 살아갔으면 참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