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너랑 가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신미리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 태어나보니 부모님이 계셨고 몇 년이 지나 동생이 생겼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한없이 받으면서 컸지만 사춘기가 되고 생기는 반항심을 누를 수는 없었지요. 부모님과, 동생과 싸우면서 그 시절을 보내고 한참 지나보니 세상에 다시없는 내 편과 왜 그리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때 엄마에게 못된 말을 하던 저는 꼭 다른 사람인 것만 같습니다. 지금이라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텐데요. 이상하게 누를 수 없던 불안감을 왜 가족에게 퍼부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마음 아프게 하다니. 정말 철이 없어도 너무 없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가족들도 살면서 가끔은 저처럼 후회할 겁니다. 자매와 남매, 부자, 모녀의 모습에서 저와 가족의 모습을 찾으며 옛 일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집에서는 얼굴도 보기 싫은 형제, 자매지만 밖에서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게 되면 참을 수가 없어지는 주인공들.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는 후회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그들처럼 이 세상의 많은 가족들이 그렇게 복닥거리며 살아가겠지요. 겉으로는 동생을 무시하지만 속으로는 응원하는 나오의 누나, 사이가 좋지 않은 동생이지만 자랑스러워하는 아키의 언니, 아들의 일은 뒷전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들 모르게 그의 꿈을 위하는 유키오미의 아버지,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할아버지를 통해 용기를 얻는 미온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한 편 한 편 웃으며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옵니다. 각각의 가족마다 살아가는 모습이 전부 달라 이렇게도 사는구나 싶다가도 그 중심에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존재하는 것을 보고는 역시 가족이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사춘기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으니 가족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할까 고민하는 시간도 가끔은 가져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곱 편의 단편을 통해 가족을 한 명씩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어쩌다 너랑 가족>은 곁에 있는 것이 너무도 당연해 등한시했던 가족의 존재를 새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많이 보게 됐으면 좋겠네요. 가족의 소중함은 빨리 알게 될수록 좋으니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