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노래
장연정 지음, 신정아 사진 / 인디고(글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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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낮과 밤에는 기분이 다릅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밤에 감동하는 경우가 더 많지요. 그래서 시집이나 에세이는 밤에 보는 편입니다. 긴장이 풀린 밤 시간에는 책장을 넘기다 생각에 푹 빠지기도 하고 저자의 글에 동감하기도 하면서 나에게도 감성이라는 게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며칠 동안 밤에 읽었던 <밤과 노래>는 그런 기분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는 책이었지요.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를 읽고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좋은 사진도 감상하면서 시집을 읽듯이 읽어나갔습니다.

 

총 41곡의 노랫말은 꼭 시 같습니다. 가사를 읽다보니 노래만 들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느낌이 듭니다. 그 곡을 썼을 이의 마음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한 곡의 가사 뒤에는 저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노래와 어울리는 이야기는 저자가 작사가라 그런지 꼭 노랫말 같습니다. 추려내어 노래를 만들면 참 좋겠다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몇 번씩 읽곤 했습니다. 퇴근하고 너무나 힘들었던 기억에 울기도 하고 불안한 미래가 막막해 방황하던 청춘의 밤을 그리워하고 엄마를 이해하며 사랑을 알게 되기도 하는, 이야기 속의 인물들을 보면 '그래, 그 때 나도 그랬었지.'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책을 읽는 동안 옛 기억을 더듬으며 상처는 언젠가는 아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도 좋았고 저자의 이야기로 인해 노랫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어 특히 좋았습니다. 외로움과 고독, 기대와 사랑이 담긴 노래들을 다시 들을 때는 좀 더 노래에 빠져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 편이라고 믿으면, 밤은 이내 따뜻해진다.'는 그녀의 말처럼 따뜻한 밤 속에서 위로를 받아 편하게 잠들 수 있는 나날이었습니다. 밤에 잠이 안 올 때, 위로를 받고 싶을 때, 가사를 소리 내어 읽고 싶을 때 이 책을 또 꺼내들게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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