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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커졌어요 ㅣ 살림어린이 그림책 48
카타리나 소브럴 지음, 최금좌 옮김 / 살림어린이 / 2017년 3월
평점 :

날이 따뜻해져서 작년 가을에 입던 얇은 내의를 꺼내 아이에게 입혀보니 소매가 달랑 올라갑니다. '언제 이렇게 컸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봤지만 못 느끼고 있었는데 몇 달 만에 쑥쑥 큰 걸 보니 신기합니다.
아이는 조금씩 매일 자랍니다. 언젠가는 아이도 자신이 부쩍 큰 걸 느끼게 되겠죠. 어느 날 거울을 보며 낯선 자신의 얼굴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아주아주 커졌어요>를 보면서 바로 '그때'의 아이 마음을 상상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아침이 왔어요.
눈을 뜬 사무엘.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하마로 변한 것 같습니다. 방의 모습도 너무나 낯섭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요!
책에 나오는, 커다란 곤충이 된 사람처럼 영영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그런데 하마로 변했으니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집에서 놀면 좋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무엘은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자기의 발이 너무 커 신발을 신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너무 커져서 거울에 얼굴이 다 보이지도 않네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콧수염이 났네요. 세상에 콧수염이라니!
사무엘은 너무나 놀랐습니다.

당황한 사무엘은 방에서 벗어나 연못에 풍덩 뛰어들고 싶습니다.
그런데 몸이 너무 커서 창문으로 빠져나갈 수가 없네요.
점점 신경이 곤두서는데 배는 몹시도 고픕니다.
언제까지 방안에만 있을 수는 없겠지요.
안되겠다 싶어 누나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합니다.
아마도 누나는 이런 모습을 이해해 주지 않을까요.

사무엘은 마침내 문을 열었습니다.
아니, 온 가족이 다 하마로 변해버렸네요.
이제 사무엘은 근심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자신을 이상하게 볼 사람도, 두려워할 사람도 이곳에는 없으니까요.
<아주아주 커졌어요>는 몸의 변화를 느끼고 혼란스러워 하는 아이의 모습이 잘 담겨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당황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다가도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좋아하는 모습에서는 웃음이 납니다. 천진한 모습이 귀엽네요. 사무엘은 이렇게 자라서 모두 어른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겠지요. 모든 아이들이 언젠가는 겪게 될 이런 순간을 가족들이 따뜻하게 지켜봐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