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메리 셸리 지음, 이경아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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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생명을 창조할 수 있을까.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동향을 살펴 보면 인공적으로 생명을 만드는 일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합성생물학 연구자들은 이미 사람의 세포와 유사한 인공 세포를 만든 바 있고 지금은 자율적으로 복제하는 인공 세포 제작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고 하니 언젠가는 인공생명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며 연구자들이 마침내 생명체를 만들어 낸다면 그 존재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이를 숙고하지 않는다면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범한 잘못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므로.


소설에 나오는 피조물은 이름조차 없이 쓸쓸히 살다가 마음에 증오를 가득 품은 채 생을 마감한다. 자신을 만든 프랑켄슈타인조차 그를 '괴물'이라 부르고 멸시하니 그가 설 자리가 어디 있었을까. 지성이 있는 생명체를 버려두고 도망친 창조주라니!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싶어한 피조물이 그토록 바란 것은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것 하나였는데 왜 그렇게 외롭고 비참하게 지내야만 했을까.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고 순수하게 사람들을 동경하던 피조물이 점점 악에 받쳐 사납게 변하는 모습이 가엽고 행복을 바랐지만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한 그가 안타깝다. 프랑켄슈타인이 피조물의 흉측한 모습에 기겁하지 않았다면, 곁을 지키고 보살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생명들이 떠오르기도 해서 책을 덮고 나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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