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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7월
평점 :

소설을 읽고 나면 주인공이 일상을 이어가고 때로는 특별한 일도 하면서 사는 걸 상상하곤 한다. 이 책의 표제작인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이 소설 <반짝반짝 빛나는>의 뒷이야기라 흥미롭게 읽었다. 등장인물들이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났다. 남편을 배신한 곤의 나무를 정성껏 키우는 쇼코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는 걸 보니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잘 이겨내고 살 것 같다. <반짝반짝 빛나는>을 읽은 지 오래 됐는데 내용이 생각나는 걸 보면 인물들이 특이하긴 했나 보다. 에쿠니 가오리가 쓴 소설 속 인물들은 평범하지 않기에 더 기억에 남는 게 아닌가 싶다. 치나미의 동생 우라베가 한 말이 기억난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혼란스러운 거란다. 어느 때건 말이다. 조금은 동의한다.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때가 많으니까.
사랑에 빠지는 일만 해도 그렇다. 생각지도 않은 사람과 만나게 되고 어느새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결혼했다가 이혼하기도 하고 이혼했다가 다시 만나기도 하고, 결혼했지만 애인을 여러 명 두기도 하고, 죽도록 사랑하지만 결혼만은 하지 않기도 하고. 에코니 가오리가 이십 대에 쓴 글을 여러 편 보면서 솔직하다 싶었다. 저자의 소설에는 현실이 묻어 있다.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읽으며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럴 수도 있구나, 사랑의 모양이 참 다양하구나 생각했다.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사랑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까. 모험하는 걸 싫어해서 잔잔히 흐르는 일상에 만족하지만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나오는 책을 읽는 시간은 좋다. 그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으며 그런 삶을 상상해 볼 수 있으니. 언제든 손만 뻗으면 다양한 성격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으니 어찌 아니 좋을까.